코스피가 16일 미국 반도체주 약세와 국내 금리 결정 경계감이 겹치면서 장 초반 7,000선 아래로 다시 밀려났다. 전날 6% 넘게 뛰며 이른바 ‘7천피’를 회복했지만, 하루 만에 급락세로 돌아서며 최근 반도체주 중심의 변동성이 시장 전반을 다시 흔드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9시 34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398.21포인트(5.47%) 내린 6,886.20을 기록했다. 지수는 6,960.50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고, 장중 한때 6,860.24까지 밀렸다. 급락 폭이 커지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선물시장 급변에 따라 현물시장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장치로, 급격한 쏠림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판 성격이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천868억원, 기관은 2천783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7천608억원 순매수로 맞섰다. 특히 매도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7.33% 내리며 25만원대로 밀렸고, SK하이닉스는 9.32% 급락해 ‘200만닉스’ 수준을 내줬다. 간밤 미국 시장에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인텔이 약세를 보였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2% 하락한 데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9.00% 떨어진 점이 국내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미국 증시 전체로는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둔화에 힘입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가 모두 올랐지만, 국내 증시는 반도체 업종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여기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도 시장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은 기준금리가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 자금조달 비용과 주식의 상대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성장주와 기술주에는 대체로 불리하게 작용한다. 반면 업종별로는 차별화가 나타났다. 구글의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LG에너지솔루션은 2.24% 올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조선 협력 언급 속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도 상승했다. KB금융과 신한지주 등 금융주는 금리 인상 기대를 반영해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같은 시각 26.22포인트(3.16%) 내린 803.21로 약세를 나타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66억원, 65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1천20억원 순매수였다.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주성엔지니어링,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주요 종목이 내린 반면, 전날 간암 신약 관련 미국 승인 문제 해소 기대에 상한가를 기록했던 HLB는 이날도 7.20%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오후 3시께 공개될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실적도 주시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업황의 방향을 가늠할 핵심 자료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국내 반도체주와 코스피 전체 변동성에도 계속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