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녹십자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칠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21만원에서 19만원으로 낮췄다. 다만 실적 부진의 성격이 수요 둔화보다는 매출 반영 시점의 차이에 가깝다고 판단해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21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녹십자의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감소한 4천141억원, 영업이익은 75% 줄어든 68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증권가는 기업 실적을 볼 때 단순한 판매량뿐 아니라 제품이 실제로 언제 출하되고 회계상 매출로 잡히는지를 함께 보는데, 이번에는 그 시점이 뒤로 밀리거나 앞당겨진 영향이 컸다는 해석이다.
실적 조정의 핵심 배경으로는 고수익 제품인 독감백신 매출 이월이 꼽혔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계보건기구, 즉 더블유에이치오의 유행 균주 공표 이후 국내 지정기관의 표준품 시험과 제조 일정이 늦어지면서 독감백신 원액 생산이 순연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통상 2분기에 이뤄지는 남반구 국가 대상 백신 출하가 올해는 일부 1분기로 앞당겨진 점도 2분기 실적에는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목표주가 하향은 이런 단기 실적 약세에 더해 기업 가치 평가 기준 자체가 낮아진 점을 반영한 조정으로 풀이된다. 허 연구원은 녹십자의 현재 주가가 관계사 큐레보의 일라이릴리 인수 소식이 전해지기 전보다 14% 낮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녹십자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11만9천600원이다. 목표주가를 낮췄지만 현 주가와의 격차는 여전히 남아 있어, 증권사는 주가 상승 여력을 완전히 접지는 않은 셈이다.
시장에서는 녹십자의 올해 실적 흐름이 이른바 상저하고, 즉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나아지는 형태를 보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독감백신 물량이 3분기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고, 헌터라제와 배리셀라, 알리글로 등 주요 제품의 수출도 하반기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 분기 실적의 흔들림보다 제품 출하 시기와 해외 매출 확대가 실제로 하반기에 확인되는지가 향후 주가와 실적 방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