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아메리카당 창당에 테슬라 주가 7% 급락… 트럼프도 '직격탄'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하며 설립한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이 테슬라(TSLA) 주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머스크의 이례적인 정치 참여 선언 직후 테슬라 주가는 7% 가까이 하락했고, 연초 이후 누적 낙폭은 27%에 달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머스크는 독립 정당 창당에 대한 여론조사를 자신의 SNS 플랫폼 X에 게시한 직후 아메리카당의 출범을 공식화했다. 조사에서는 65%가 이에 찬성했지만, 이는 곧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비판을 불렀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미국에서 제3정당은 성공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머스크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머스크가 앞서 트럼프 행정부 산하 정부 효율성부(DOGE) 수장으로 활동한 뒤,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물러난 직후 다시 표면화됐다.

정치적 긴장감 뿐 아니라 정책 변화도 테슬라의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예산 법안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은 전기차(EV) 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축소했다. 특히 전기차에 적용되었던 7,500달러(약 1,080만 원)의 연방 세액 공제를 전면 철폐했고, 친환경 차량을 생산하지 않는 자동차 업체에 부과되던 연비 기준 벌금도 없앴다.

이에 따라 윌리엄 블레어는 테슬라 주식에 대해 기존의 ‘비중 확대’ 의견을 철회하고 ‘시장 수익률’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블레어 애널리스트들은 “전기차 세액 공제의 폐지는 소비자 수요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규제 거래를 통해 테슬라가 얻던 수익이 급감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2024년 규제 크레딧 판매를 통해 28억 달러(약 4조 32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는 총 이익의 16%를 차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변화가 테슬라의 수익률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머스크의 정치 활동이 기업 운영에 부정적인 분산 요인이 되고 있으며, 현재는 테슬라가 전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가 정치와 기술 기업 운영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할 경우, 테슬라의 비즈니스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질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신차 판매 둔화와 맞물려 테슬라의 주가 반등 시점은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와 같은 정치적 잡음과 정책 역풍은 앞으로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억누르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