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약사 일손 덜어주는 아세파, 57억 시드 투자 유치

약국 운영 자동화를 표방하는 AI 스타트업 아세파(Asepha)가 400만 달러(약 57억 6,000만 원)의 시드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유리한 시장 환경과 고도화된 업무 대상에 특화된 AI 플랫폼으로, 미국 약국 업계의 구조적 인력난 해소에 기여할 차세대 솔루션으로 부상 중이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글래스윙 벤처스(Glasswing Ventures)와 코어 이노베이션 캐피털(Core Innovation Capital)이 주도했으며, 파나셰(Panache), 레드버드(RedBud), MGV, 그리고 초기 투자자였던 리플 벤처스(Ripple Ventures), 프론트로우 벤처스(Front Row Ventures)까지 참여하며 아세파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입증했다.

아세파는 약사 업무의 자동화를 목표로 설계된 에이전틱 AI 플랫폼을 선보였다. 현재 미국 내 약국의 70%가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현실에서, 아세파의 솔루션은 행정 업무에 과도하게 투입되는 시간(최대 90%)을 대폭 줄여주며, 약사의 본업인 환자 케어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

주요 기능으로는 처방전 필기 인식을 위한 광학문자인식(OCR) 기반 입력 에이전트, 전체 문의 중 약 70%의 전화 응대를 자동화하는 콜 어시스턴트, 사이트 내 네비게이션을 돕는 브라우저 에이전트 등이 있으며, 약물 치료 문제를 사전에 식별하는 리뷰 에이전트, 약물 복용 리스트 정확도를 높이는 조정 에이전트까지 포함돼 있다.

아세파 플랫폼은 기존 시스템과의 손쉬운 API 연동으로 빠른 도입이 가능하며, 첫 달부터 수작업 비용을 32% 절감할 수 있다는 성과도 제시했다. 실제로 약사들은 기존 대비 4배 빠른 속도로 행정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유니스 우(Eunice Wu)는 실제 병원과 리테일 약국에서 근무한 약사 출신이다. 우 CEO는 "단순 반복 업무로 환자와의 접점을 그동안 잃어왔던 경험이 창업의 출발점이었다"며, "이번 투자금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약국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확장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술 측면은 AMD에서 MI300X GPU 설계에 참여했던 최고기술책임자(CTO) 칸 운쿠(Can Uncu)가 담당하고 있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아세파는 이번 투자금을 통해 미국 고객 공략을 위한 뉴욕 지사 설립 및 엔지니어링, 영업 조직 확충에 나설 방침이다.

투자사 코어 이노베이션 캐피털의 에드윈 로레도(Edwin Loredo) 파트너는 “아세파는 범용 AI에 대조되는 수직성 높은 특화형 에이전트를 바탕으로 빠르게 제품-시장 적합성을 확보했다”며, “미국 약국 업계의 공급 부족이라는 거대한 구조적 흐름과도 완전히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계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아세파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복잡한 헬스케어 운영 환경에 실질적 변화를 불러오는 기업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