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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I 시대, 지식은 공짜가 되고 있다…이제는 판단력이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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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지식을 공짜로 만든 시대, 이제 경쟁력은 판단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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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론 머스크가 공개한 인공지능 'Grok-4'는 이제 웬만한 대학 수준의 작문, 분석, 번역은 물론 실시간 코드 개발까지 수행한다.

지식은 더 이상 귀하지 않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정보 생산과 요약, 번역, 문서 작성까지 인간이 해오던 작업 대부분을 자동화했다. 과거엔 대학 강의실이나 고가의 사교육 시장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고급 정보가, 이제는 누구나 AI에 질문만 던지면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지식의 희소성이 무너진 것이다.

이 변화는 전 세계 교육 시장에 구조적 충격을 주고 있지만, 한국 사회가 마주한 충격은 더 크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진학률과 사교육비를 자랑한다. 학부모는 ‘지식’을 외우는 데 수천만 원을 투자하고, 학생은 고교 3년간 ‘정답’을 맞히는 훈련을 받는다. 그러나 정작 사회는 점점 ‘정답을 아는 사람’보다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문제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여전히 지식과 암기 중심이라는 점이다.

이런 구조에 AI가 들어오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대학이 팔아왔던 ‘지식의 프리미엄’은 하락하고, 학위의 신뢰도 역시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일부 주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에서 학위 요건을 폐지했고, 영국에서는 신입 채용 공고가 3분의 1 줄었다. AI가 대체할 수 있는 ‘정형 업무’가 늘어날수록, 기업은 더 이상 스펙보다 판단력·윤리의식·창의성을 본다.

사교육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는 정답을 빠르게 도출하는 ‘기술’을 가르쳐 입시 성적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정답 자체를 AI가 더 잘 찾는 세상에서, 사교육 역시 ‘문제를 정의하는 힘’ ‘팀과 함께 협업하는 능력’을 가르치지 못하면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지금처럼 초등학생에게 미적분을 가르치고, 문제집을 수십 권씩 푸는 방식으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갈 수 없다.

이 변화는 통역과 번역 같은 고학력 전문직에도 예외가 아니다. AI 기반 번역기는 이미 뉴스 기사, 논문, 계약서 수준까지 정확하게 처리하며, 실시간 통역 기술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언어를 '전달'하는 일은 AI가 할 수 있다. 그러나 언어 뒤에 숨어 있는 문화적 맥락과 인간의 감정, 함의를 ‘해석’하는 일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 결국 통역사와 번역가가 살아남으려면 ‘기술’이 아니라 ‘통찰력’을 갖춰야 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허버트 사이먼은 “정보의 풍요는 주의력의 빈곤을 낳는다”고 했다. 지금 이 시대에 진짜 귀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판단력, 통찰력, 비판적 사고, 강한 윤리 의식과 협업 능력이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이 ‘인간 고유의 역량’이야말로 교육과 노동시장에서 점점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은 더 이상 지식을 파는 기관이 아니다. 판단을 훈련하고, 토론을 유도하며, 윤리적 결정을 고민하게 하는 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 사교육도 마찬가지다. 정답 훈련이 아닌 ‘사고 훈련’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 통역과 번역도 단순한 전달에서 해석과 설득, 설계로 중심을 옮겨야 한다.

한국 사회는 ‘AI는 도구일 뿐’이라며 안심하고 있기엔 교육 구조 전반이 너무 정체돼 있다. 지식의 시장 가격이 ‘제로(0)’에 수렴하는 시대에, 여전히 문제 풀이에만 몰두한다면 미래 세대는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할 때다.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교육과 전문성의 기준이 된 시대, 지금 우리가 가르쳐야 할 것은 지식이 아니라 ‘판단’이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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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아리가또

2025.07.14 00:3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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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토끼를따라가라

2025.07.13 22: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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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토끼를따라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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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2025.07.13 21: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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