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은행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 투자 유치 행사를 다시 열면서, 국내 유망 기술기업과 해외 자본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한국산업은행은 2026년 4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KDB 넥스트라운드 인 실리콘밸리’를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넥스트라운드는 산업은행이 2016년부터 운영해 온 스타트업 지원 플랫폼으로, 기업설명(IR·투자자 대상 사업 발표)과 투자자 네트워킹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이 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실리콘밸리 행사 개최는 올해로 네 번째다.
이번 행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홍보 무대가 아니라 실제 투자 성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 29곳 가운데 17곳이 모두 1조1천14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끌어냈다. 리벨리온, 업스테이지, 퓨리오사AI처럼 인공지능과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들이 이 과정을 거쳐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한 점도 대표 사례로 꼽힌다. 국내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해외 투자자와 직접 접점을 넓히는 것이 쉽지 않은데, 산업은행이 공공금융기관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 연결 통로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실리콘밸리 라운드에는 인공지능, 차세대 반도체, 디지털 헬스케어 등 첨단 산업 분야의 한국 스타트업 9개사가 참여했다. 참가 기업은 델타엑스, 에버엑스, 플레이태그, 엑시나, 하이퍼엑셀, 나이오븀 마이크로시스템즈, 에스이에이, 신스타프리센츠, 케이존이다. 최근 글로벌 투자시장은 금리 부담과 경기 불확실성 탓에 예전보다 선별 투자가 강해졌지만, 인공지능과 반도체, 헬스케어처럼 성장성이 뚜렷한 분야에는 여전히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세계 최대 벤처 생태계인 실리콘밸리에서 직접 기술력과 사업성을 설명하는 자리를 확보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은 환영사에서 실리콘밸리에서 4년 연속 넥스트라운드를 열며 한국 혁신기업과 글로벌 자본을 잇는 플랫폼 기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이 이런 해외 연계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국내 벤처투자 시장만으로는 대형 기술기업의 성장을 충분히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특히 기술 창업 기업은 초기 자금보다 후속 성장 자금 확보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은 만큼, 해외 투자자와 전략적 파트너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장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자금 조달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함께 넓히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