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15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목표주가를 5만1천원에서 8만2천원으로 올리면서, 시장의 관심은 이 회사가 전기차용 소재 기업을 넘어 인공지능과 에너지저장장치 관련 수요를 흡수하는 쪽으로 성장축을 넓힐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이번 목표주가 상향의 핵심 배경은 인공지능용 회로박과 에너지저장장치용 전지박의 성장 가능성이다. 회로박은 전자기기 내부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얇은 구리막이고, 전지박은 이차전지 음극재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다. 키움증권은 최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가 빠르게 늘면서 고성능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에 쓰이는 회로박 수요가 강해지고 있다고 봤다. 특히 이 분야는 고부가 제품 중심인데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해 새 경쟁업체가 쉽게 들어오기 어렵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1만톤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실적만 놓고 보면 아직 완연한 턴어라운드라고 보기는 이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11일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천5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늘었고, 영업손실은 50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수익성 흐름에는 일부 개선 조짐이 나타났다. 회로박과 에너지저장장치용 전지박 판매는 늘었지만, 유럽 물류 지연으로 전기차용 전지박 출하가 줄면서 전체 실적이 기대만큼 커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말레이시아 공장 생산성 향상과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재료 래깅 효과가 반영되면서 전 분기보다 채산성은 나아졌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감가상각비 등을 빼기 전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은 분기 기준 흑자로 돌아섰다.
단기적으로는 2분기 실적에 변동성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말레이시아 5공장 초기 가동 비용이 반영되고, 일회성 이익이 사라지는 영향으로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약해질 수 있어서다. 에너지저장장치용 전지박도 주요 고객사의 제품 전환 작업 때문에 일시적인 출하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매출은 전 분기보다 큰 폭으로 늘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럽 시장에서 신차 출시 효과가 나타나면서 전기차용 전지박 출하가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회사는 신규 고객사 문의가 늘고 있어 연내 말레이시아 5·6공장도 가동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증권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올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37% 증가한 9천29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443억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당장 이익이 크게 나는 국면은 아니더라도, 사업 포트폴리오가 전기차 일변도에서 인공지능과 에너지저장장치 쪽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가는 14일 종가 기준 6만6천900원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전기차 시장 회복 속도와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지속 여부, 말레이시아 증설 설비의 안정적 가동 여부에 따라 추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