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14일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70조7천억원에서 62조3천억원으로 12% 낮춰 잡았지만, 주가 조정이 상당 부분 이를 반영했다는 판단 아래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20만원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번 전망치 조정의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가정의 변화가 있다.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은 디램과 낸드의 평균판매가격, 즉 에이에스피(ASP·제품이 실제로 팔리는 평균 단가) 전망치를 각각 8%, 5%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매출의 절반 안팎을 장기공급계약(LTA·미리 물량과 조건을 정해두는 계약)으로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실적의 안정성을 높이는 장치이지만, 반대로 단기 가격 급등 국면에서 나타나는 투기적 수요의 수혜는 제한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증권가는 단기 이익 눈높이는 낮췄어도 중장기 흐름까지 꺾인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2027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5.7% 늘어난 38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전통적 메모리 제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인공지능 서버에 쓰이는 고성능 메모리)가 가격 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특히 HBM 가격이 오르면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설비를 일반 메모리보다 HBM 쪽에 더 배분할 유인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장기공급계약 물량과 HBM 생산능력을 제외한 나머지 공급 여력은 더 빠듯해질 수 있다.
수요 측면의 환경도 여전히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연구원은 대만 TSMC의 6월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67.9% 증가한 점을 거론하며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대외 변수는 견조하다고 봤다. 또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 방향성은 계속 지켜봐야 하지만, 지난 분기 크게 늘어난 수주잔고를 감안하면 이를 실제 매출로 연결하기 위한 투자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수주 증가율이 전 분기보다 92.6%, 아마존은 49.2% 늘어난 흐름이 한 분기 만에 급격히 꺾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현물시장 가격 흐름도 투자 판단의 근거로 제시됐다. 김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크게 흔들렸지만 메모리 현물가격은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16기가비트 기준 디디알5와 디디알4 현물가격이 40거래일 넘게 연속 상승했고, 두 제품 모두 이전 고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런 점을 들어 지금을 ‘저점 비중확대’가 유효한 구간으로 판단했다. SK하이닉스의 현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 기준 184만5천원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 실적 조정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와 HBM 중심의 공급 재편이 이어질 경우, 향후 주가와 실적 모두 다시 상승 동력을 찾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