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 경제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경기 순환의 문제로 보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증거는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
지난 30년간 글로벌 경제를 지탱해온 공식은 단순했다. 생산은 가장 싼 곳에서, 소비는 가장 많은 곳에서.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 됐고, 미국은 최대 소비 시장이자 기축통화 발행국으로 시스템의 정점에 올랐다. 기업들은 재고를 줄이고, 공급망을 길게 늘렸으며, 저비용·고효율을 극한까지 추구했다.
이 시스템의 최대 약점은 잉여(redundancy)를 제거했다는 점이다. 잉여는 비효율처럼 보이지만, 실은 시스템이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재다. 잉여 없는 시스템은 평시엔 탁월하지만, 한 번의 외부 충격에 속절없이 무너진다.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