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연구팀 "챗GPT, 기억력 최대 83% 저하시켜"… 정보 판단력에도 부정적 영향

| 김민준 기자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실시한 최신 실험에서 오픈AI의 챗GPT(ChatGPT)와 같은 인공지능 채팅 도구가 인간의 인지 능력, 특히 기억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MIT 미디어랩 소속 연구팀은 54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3회에 걸쳐 에세이 작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실험은 챗GPT, 일반 검색 엔진, 인간의 기억—이렇게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만을 활용해 글을 작성하도록 구성됐다. 이후 4차 세션에서는 첫 번째 세션에서 챗GPT를 사용했던 그룹에게 아무런 도구 없이 글을 쓰게 했고, 반대로 처음에 아무 도구도 쓰지 않았던 그룹에게는 챗GPT를 사용하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챗GPT 사용자 중 83% 이상이 자신이 몇 분 전에 쓴 글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기억력을 기반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던 연구진은 챗GPT 이용자들이 도구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실제 사고 능력과 기억력에 손상이 생긴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단순한 개인차가 아닌 도구 사용 방식에서 기인한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특히 암호화폐 투자와 같이 정보 분석과 판단이 중요한 분야에서 AI 도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행위가 투자자의 사고력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I가 인간의 생산성과 창의력을 높이는 도구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인지 능력 저하라는 파급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