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메타(META) AI 저작권 소송서 승소 판결… '시장 피해 증거 부족'

| 김민준 기자

메타(META)가 13명의 작가들로부터 제기된 인공지능(AI)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미국 법원의 손을 들어주며 승소했다. 미 연방법원은 메타가 이들의 콘텐츠를 무단으로 활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시장에 해를 가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최근 며칠 사이 두 번째로 나온 AI 저작권 관련 판결로, 앞서 앤트로픽이 제기된 유사 소송에서도 AI 기업에 유리한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이번 사건은 코미디언 사라 실버맨을 포함한 작가들이 지난해 제기한 소송에서 비롯됐다. 원고 측은 메타가 대형 언어모델(LLM) 개발을 위해 자신들의 저작물을 온라인 도서관 등에서 수집해 무단으로 학습에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메타의 이러한 행위가 도서 판매 시장에 실질적인 타격을 입혔다고 강조했다.

연방법원 판사 빈스 차브리아는 판결문에서 “일반적으로 저작권 보호를 받는 콘텐츠를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원고가 주장한 시장 손해의 구체적인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시점에서 메타가 시장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는 원고 측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그 주장이 현실과 괴리가 있는 부분도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 판결이 AI 기업의 모든 데이터 수집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차브리아 판사는 “이 소송은 집단 소송이 아니며, 메타의 훈련 데이터에 포함된 수많은 작가들의 권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또한 “이번 판결이 메타의 저작물 이용이 전면적으로 합법적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메타 측은 이번 판결 직후 성명을 내고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오픈소스 AI 모델은 혁신과 생산성, 창의력을 이끌어내는 핵심 기술이며, 저작권 보호 콘텐츠에 대한 ‘공정 이용(fair use)’은 이 기술 발전의 중요한 법적 기반”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차브리아 판사는 일부 기술 기업이 주장해온 “저작권 콘텐츠를 활용한 AI 학습 제한으로 인해 LLM 개발 자체가 멈출 수 있다”는 논리를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메타의 AI 훈련 방식이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놓여 있지만, 이번 판결로 인해 미국의 법원이 최소한 현 시점에서 AI의 공정 이용을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건에 이어 진행 중인 AI 저작권 관련 재판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향후 법원이 내릴 향방과 판례 축적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