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재테크 열풍에 30대 불안↑…“정보 격차 우려된다”

| 연합뉴스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활용이 재테크(재산을 불리는 경제 활동)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국내 성인 중 상당수가 이러한 흐름에 뒤처질까 봐 불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를 통한 투자 전략 분석이 일반화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세부터 60세까지의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AI 재테크를 둘러싼 변화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은 59.1%로 과반을 넘겼다. 정보기술의 빠른 진화와 달리 일반인의 적응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AI를 통한 업무 지식 습득에 대한 불안은 67.2%, 자녀 교육이나 자기계발 측면에서 AI를 잘 활용하지 못할까 우려한다는 응답은 54.9%에 달했다.

AI 재테크란 생성형 AI에게 투자 정보, 종목 추천,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등의 질문을 통해 조언을 구하거나, 증권사 보고서나 재무제표를 요약해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번 설문 참여자 중 약 35%는 이미 AI를 재테크 활동에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30대의 경우 재테크에 대한 관심과 AI 활용 의지가 모두 높아, 불안감을 느낀 비율도 64.5%로 다른 세대를 앞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AI의 답변을 전적으로 신뢰하기보다 보조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AI 모델들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허위 정보를 생성하는 ‘헛소리(hallucination)’ 현상은 줄었지만, 여전히 무리한 추론이나 오정보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더욱이 일부 AI는 질문 내용에 따라 편향된 답변을 하거나 유료·무료 버전에 따라 정보의 질이 달라지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자동 투자 프로그램)나 AI 기반 펀드처럼 전문가의 감독을 거치는 시스템이 존재하지만, 일반인이 무료 AI로 정보를 얻을 때는 이러한 검증 절차가 없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이정민 연구위원은 "AI의 정보를 맹신하기보다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교차 검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개인 간 정보 격차를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기술을 빠르게 수용할 수 있는 세대나 환경에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 사이의 '디지털 투자 격차'가 새로운 사회·경제적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따라서 AI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한 금융교육과 정보 접근성 확대가 정책적으로 뒷받침돼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