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AI 데이터센터 물·전력 허가 기준 착수

| 서도윤 기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자원 부담을 반영한 토지이용·허가 기준 마련에 착수했다. 즉시 전면 금지는 아니지만, 대형 데이터센터가 들어오기 전에 용도 정의와 심사 권한을 만들겠다는 조치다.

오스틴 시의회는 한국시간 28일 시 코드 ‘타이틀 25’ 개정 착수 결의안을 처리했다. 결의안은 데이터센터의 용도 정의, 부지 개발 규정, 개발 절차, 사업 규정, 허가 요건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시 재정 영향은 없는 것으로 적시됐다.

이번 논의는 AI 인프라 확장이 전력망과 물 사용 문제로 번지는 가운데 나왔다. 오스틴의 현행 규정은 데이터센터를 별도 용도로 분류하지 않는다. 텍사스 트리뷴은 오스틴 에너지가 현재 1~20MW급 데이터센터 10곳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으며, 대형 하이퍼스케일 시설의 신규 요청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가 먼저 손대려는 지점은 규제 공백이다. 오스틴 공식 안건은 고영향 데이터센터의 특성을 현행 규제 체계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봤다. 대형 시설은 많은 전력과 물을 쓰고 열을 내며, 비상 발전기나 자체 발전 설비를 둘 경우 대기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클라우드와 AI 연산을 처리하기 위해 넓은 부지와 대용량 전력·냉각 설비를 갖춘 초대형 시설을 뜻한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 수요가 늘수록 서버 집적도와 전력 사용량이 함께 커지기 때문에, 지역정부의 토지이용 심사는 전력망 접속과 수자원 부담을 함께 보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수자원 논쟁은 냉각수에 그치지 않는다. 세레스(Ceres)는 ‘워터 비하인드 더 와츠’ 보고서에서 버지니아, 텍사스,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조지아, 오하이오, 애리조나 등 7개 주가 미국 데이터센터의 약 절반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세레스는 이들 주의 데이터센터가 전력 생산을 위해 연간 약 3조4000억 갤런의 담수를 끌어쓴다고 추산했다.

세레스는 이들 데이터센터 전력의 78%가 물을 쓰는 발전소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또 물을 쓰는 발전소의 66%가 중간-높음부터 극히 높음 수준의 물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내부 냉각 설비보다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는 물 사용이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 수치는 개별 도시의 실제 물 사용량이 아니라 전력 구매와 발전원을 연결한 추산치다. 따라서 오스틴의 특정 데이터센터가 같은 규모의 물을 쓰고 있다고 일반화하기보다는, AI 인프라가 전력망을 통해 수자원 부담을 외부화할 수 있다는 경고로 보는 편이 맞다.

오스틴만의 흐름은 아니다. 샌마르코스는 6월 16일 개발코드 개정으로 모든 용도지역에서 데이터센터를 금지했다. 더럼은 12개월 모라토리엄을 연장해 2027년 5월 3일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 승인을 중단했다.

저지시티는 산업용 부지의 주용도에서 데이터센터를 금지하는 조례를 도입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8월 19일 행정명령으로 데이터센터 개발 때 에너지·물 소비 정보 제출과 엄격한 전력망 요건 준수를 요구했다. 지역정부는 금지와 모라토리엄을, 주정부는 정보 제출과 계통 요건 강화를 택하는 흐름이다.

주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그레그 애벗(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는 8월 18일 데이터센터 연합이 주 기준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고 발표했다. 애벗 주지사는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을 보호하고 물을 보전하며 이웃 환경을 존중하고 자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단체의 평가는 더 강하다.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은 오스틴 시의회 표결 뒤 지역정부가 주정부보다 먼저 움직였다고 밝혔다. 카이바 화이트(Kaiba White) 퍼블릭 시티즌 오스틴 기반 기후정책 전문가는 “지역 지도자들이 대형 데이터센터로부터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공개 메시지는 전면 반대보다 조건부 수용에 가깝다. 주지사실은 데이터센터 연합이 기준 준수에 동의했다고 밝혔고, 지역단체는 지방정부 차원의 선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쟁점은 데이터센터 자체의 허용 여부보다 전력망 비용, 물 사용, 소음, 대기질 부담을 누가 어떻게 책임질지로 좁혀지고 있다.

한국 독자에게도 이번 논의는 AI 인프라의 비용 구조를 보여주는 사례다. 본지도 앞서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역 반발에 막히면서 빅테크의 AI 인프라 전략이 전력 자급과 주민 수용성 확보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흐름을 전했다. AI 데이터센터와 비트코인(BTC) 채굴은 모두 전력 사용과 입지 갈등에 노출돼 있지만, 이번 오스틴 조치가 특정 기업이나 토큰 가격에 미칠 영향은 제시되지 않았다.

오스틴 시의회는 공개 보도 기준으로 12월까지 1차 코드 개정안을 받는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기존 일정대로면 포괄 규제안은 2027년 봄까지 갈 수 있었지만, 시는 그보다 앞당기려 하고 있다. 실제 제한 범위는 후속 문안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

게임하고 주식토큰 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