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규제, 전력 확보 기업 영향 제한 분석

| 김하린 기자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기료와 물 사용 논란이 커지면서 전력과 용지를 먼저 확보한 기업의 희소성이 커질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데이터센터 규제가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지만, 프로젝트 취소보다 일부 완공 지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아시아경제는 6일 전했다.

조연주(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미국 중간선거 이후 12개월 동안 주가지수는 일관된 ‘상승’ 흐름을 보였다”며 “최근 데이터센터 규제 등 정치적 마찰의 실질적 효과는 프로젝트 취소보다 일부 완공 지연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쟁점은 데이터센터가 지역 전력망과 수자원에 주는 부담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과 냉각 인프라를 필요로 하고, 이 비용이 지역 주민의 전기요금이나 수도요금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방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인허가 과정에서 전기요금, 물 사용, 환경 영향, 지역 승인 절차가 핵심 조건으로 올라왔다. 주정부 차원의 인허가 동결이나 세제 혜택 재검토 움직임도 같은 맥락이다.

펜실베이니아주는 8월 18일 데이터센터 개발사가 전력 비용 전가 방지, 지역 승인, 물 절약, 환경 기준 등을 충족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냈다. 본지는 앞서 미국 주정부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비 전가를 막기 위해 세제·공개·지역협약 조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론 와이든(Ron Wyden)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8월 6일 데이터센터 과세 백서를 공개하고 기존 투자 인센티브 축소와 데이터센터 공공투자 소비세 신설을 제안했다.

데이터센터는 부지, 서버, 냉각 장비, 전력 설비 등 초기 투자 규모가 큰 산업이다. 감가상각 혜택과 판매세·재산세 인센티브가 줄어들면 개발사의 입지 판단과 건설 비용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조 연구원은 규제가 연방 차원의 포괄 입법으로 곧바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그는 “현재 데이터센터 규제는 주 및 지방 정부 수준에서 주도해 극도로 파편화돼 있다”며 “연방정부 차원의 AI 규제 입법은 연방과 주 간 권한 갈등으로 인해 사실상 부결되는 구조여서 포괄적 규제가 등장할 가능성도 작다”고 말했다.

이는 데이터센터 투자 논리가 반도체에서 전력, 냉각, 부동산으로 넓어지는 흐름과 맞물린다. 본지는 앞서 데이터센터 확장 논리가 정치권과 지역사회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조 연구원은 자체 발전 설비와 전력 관리 역량을 갖춘 기업이 규제 논의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자체 내 전력 발전은 그리드 접속 비용 상승과 주거용 요금 전가 논란을 우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스터빈을 공급하는 지이 버노바(GE Vernova), 연료전지 업체 블룸에너지(Bloom Energy), 전력 관리 기업 버티브(Vertiv), 소형모듈원자로 개발사 오클로(Oklo)를 거론했다. 산업용 용지를 보유한 프로로지스(Prologis)와 이퀴닉스(Equinix)도 데이터센터 전환 가능성이 있는 리츠로 제시했다.

하이퍼스케일러가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에 지연을 겪을 경우 외부 용량을 빌려 쓰는 수요가 늘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조 연구원은 코어위브(CoreWeave), 네비우스(Nebius) 등 AI 최적화 클라우드 기업의 장기 계약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데이터센터 규제 논의가 가상자산 시장에 직접 미칠 영향은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AI 인프라 투자가 전력망, 냉각 설비, 반도체, 데이터센터 부동산으로 확산하면서 인허가 속도와 지역 비용 부담은 관련 기업을 평가할 때 계속 확인해야 할 변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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