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호건(Matt Hougan)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가 암호화폐 시장의 장기 논점을 비트코인(BTC), 지캐시(ZEC), 토큰화로 나눠 제시했다. 단기 가격 전망보다 통화 가치 하락 헤지, 금융 프라이버시, 온체인 금융 전환을 구분해 보는 포트폴리오 관점에 가까운 발언이다.
비트코인닷컴 뉴스는 호건이 최근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시장에서 봐야 할 세 가지 이야기로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한 비트코인, 프라이버시를 위한 지캐시, 10년짜리 토큰화 슈퍼사이클”을 들었다고 전했다. 발언의 초점은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 판단이 아니라 시장을 구성하는 장기 서사를 어떻게 나눌지에 맞춰져 있다.
비트코인 축은 비트와이즈가 올해 반복해 온 통화 가치 하락 헤지 논리와 맞닿아 있다. 비트와이즈는 1월 22일 BPRO 출시 자료에서 법정화폐 구매력 하락과 비트코인의 디지털 희소성을 함께 설명했다.
호건은 비트코인을 단독 이슈로만 보지 않고 금리, 부채, 법정화폐 신뢰 문제와 연결해 다뤄 왔다. 비트코인이 금과 함께 통화 가치 훼손 우려를 반영하는 자산으로 거론되는 흐름과 같은 맥락이다.
토큰화는 더 넓은 축이다. 호건은 7월 21일 비트와이즈 CIO 메모에서 다음 암호화폐 강세장이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24시간 거래, 즉시 결제, 기관 디파이와 관련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메모에서 전통 금융과 온체인 금융의 결합을 핵심 주제로 제시했다. 이는 비트와이즈가 앞서 백악관 크립토 회동을 앞두고 토큰화 금융 의제를 제시한 흐름과도 이어진다.
토큰화는 주식, 채권, 부동산, 펀드 지분 같은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기록하고 거래하는 방식을 뜻한다. 거래 시간이 제한된 기존 금융시장과 달리 온체인 자산은 통상 24시간 이전과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거론된다.
지캐시가 함께 거론된 점은 이번 발언의 특징이다. 그레이스케일(Grayscale) 리서치는 8월 27일 교육 자료에서 지캐시를 프라이버시 기능을 갖춘 디지털 현금으로 설명했다.
같은 자료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자산 포트폴리오의 코어 자산으로, 지캐시를 위성 자산으로 분류했다. 비트코인 거래가 기본적으로 공개되는 것과 달리 지캐시는 영지식 증명 기술로 송금자, 수취인, 금액을 가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지식 증명은 거래의 세부 내용을 드러내지 않고도 거래가 유효하다는 점을 검증하는 암호 기술이다. 프라이버시 코인은 이 기능 때문에 금융 사생활 보호 수단으로 평가받지만, 규제 당국과 거래소의 상장 정책 변화에는 더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제도권 상품화도 지캐시 논의를 키웠다. 그레이스케일은 8월 2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8-K에서 그레이스케일 지캐시 트러스트가 8월 25일 전후 NYSE Arca에서 ‘ZCSH’ 종목명으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8월 24일 제출된 8-A 문서에는 명칭이 ‘The Zcash ETF’로 바뀌었다고 적혔다. 이는 지캐시가 프라이버시 코인 논의에만 머무르지 않고 상장 상품 구조 안에서도 다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가격도 논의의 배경이 됐다. 비트코인닷컴 뉴스는 지캐시가 9월 4일 1046달러까지 올랐고, ZCSH 운용자산이 9월 3일 기준 4억1470만달러(약 5594억원)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다만 지캐시는 프라이버시 코인이라는 성격상 규제와 거래소 지원 변화에 민감하다. 그레이스케일 리서치도 지캐시의 높은 변동성과 과거 기술·네트워크 보안 이슈를 함께 언급했다.
이번 발언은 암호화폐 시장의 초점이 비트코인 하나에서 프라이버시와 토큰화로 넓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비트코인은 통화 가치 하락 논리, 지캐시는 금융 프라이버시, 토큰화는 전통 금융과 온체인 금융의 접점으로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