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클라호마주 엘 리노의 비트코인(BTC) 채굴 시설 부지에서 약 300만~380만 갤런의 물이 새어 나가 시 당국이 해당 부지를 폐쇄 조치했다. 가뭄 지역의 물 공급 불안 속에 허가 만료와 공사중지 명령 미이행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지역 규제 공백 논란으로 번졌다.
엘 리노시는 9월 1일 기준 801 W. 젠슨 로드 소재 시설에서 약 380만 갤런의 물이 유출됐다고 확인했다. 초기 지역 보도는 유출량을 약 300만 갤런으로 전했으며, 시는 누수 지점으로 부지 안 사설 소방용 배관과 사설 소화전을 지목했다.
이 부지는 Athlon Blockchain LLC가 설치·운영한 시설로 전해졌다. 코수(KOSU)는 카운티 감정 기록을 근거로 해당 부지가 Athlon BT 소유이며, 회사가 AI 저장과 비트코인 채굴용 데이터센터 사업을 내세웠다고 보도했다.
회사 사이트는 9월 5일 확인 시점에도 정기 점검 안내만 표시했다. 회사 측 공개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누수는 지역 급수망에 직접 영향을 줬다. 시는 일부 지역의 급수를 임시 차단했고, 엘 리노 공립학교는 학생 안전을 이유로 9월 2일과 3일 수업을 취소했다.
후속 브리핑에서 시 당국은 물탱크와 우물이 정상 상태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시는 누수 물량이 계량기를 통과한 만큼 관련 비용을 사업자에게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티브 젠슨(Steve Jensen) 엘 리노 시장은 수도 요금과 대응 인건비를 사업자에게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누수 관련 비용을 주민에게 전가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문제는 단순한 배관 사고에 그치지 않는다. 켄 브라운(Ken Brown) 엘 리노 임시 시티매니저는 2021년 상업용 건축 허가가 접수돼 공사가 시작됐지만, 2023년 6월 다수의 화재·안전 규정 위반과 기존 허가 만료가 확인돼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는 당시 사업자에게 2023년 12월까지 새 허가를 받도록 했고, 사용승인서가 나오기 전까지 운영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사용승인서는 건물이 허가 조건과 안전 기준을 충족해 실제 사용이 가능하다는 행정 확인 문서다.
브라운 임시 시티매니저는 시설이 이후에도 공사를 계속하고 운영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사중지 명령이 내려졌고 사람들이 이를 지킬 것이라고 봤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 부분에서 우리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시는 해당 부지를 공공 위해 대상으로 보고 통지서를 발부했다. 9월 14일 청문을 열 예정이며, 현재까지 형사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사안은 오클라호마의 가뭄 상황과 맞물리며 지역 반발을 키웠다. Drought.gov에 따르면 9월 1일 기준 미국과 푸에르토리코의 49.51%, 미국 본토 48개 주의 59.05%가 가뭄 상태였고, 오클라호마에서는 140만 명이 가뭄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번 유출을 비트코인 채굴 장비의 냉각수 사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시 당국이 지목한 원인은 사설 소방용 배관과 소화전이었고, 공개 피드에서는 자신을 전직 비트코인 채굴자이자 Oklahoma Bitcoin Association 이사라고 밝힌 이용자가 물 사용 논쟁이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공적 조사 결과가 아니라 공개 피드 반응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쟁점은 채굴 자체의 물 사용량보다 부지 내 소방 설비 관리, 건축 허가, 사용승인 절차에 가깝다.
한국 독자에게 이번 사건은 해외 채굴장의 운영 사고를 넘어선다. 비트코인 채굴 섹터가 전력 인프라 산업과 AI 데이터센터 시장 사이에서 재평가되고 있다는 흐름 속에서, 채굴 시설이 물리 인프라로 분류될 때 전력뿐 아니라 물·소방·건축 허가도 감시 대상이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엘 리노시는 9월 14일 청문에서 부지 폐쇄와 공공 위해 통지에 대한 후속 절차를 다룰 예정이다. 사업자에게 청구할 수도 요금과 대응 인건비 규모도 이 절차에서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