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나(SOL)가 온체인 계정 보증금 기준을 9% 낮추는 렌트 개편 1단계를 메인넷에 적용했다. 개발자와 서비스 사업자의 선납 자본 부담은 줄어들지만, 계정 유지를 위해 SOL을 묶어둬야 했던 자본적 이유도 일부 약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솔라나재단(Solana Foundation)은 업그레이드 문서에서 SIMD-0437에 따라 계정 보증금 산정 기준인 lamports_per_byte를 6960에서 696으로 낮추는 5단계 조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1단계는 2026년 9월 3일 메인넷에 적용됐고 기준값은 6333으로 내려갔다.
전체 90% 인하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2단계 기준값 5080은 테스트넷에 적용됐으며, 3~5단계는 2026년 11월 예정된 아가베(Agave) 4.4 이후 검토 대상으로 남아 있다.
본지는 앞서 솔라나가 온체인 저장 보증금 90% 인하안을 단계 적용 방식으로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당시 문서상 계획은 이번 1단계 적용으로 메인넷에서 실제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이번 변경은 거래 수수료 인하가 아니다. 솔라나의 렌트는 계정이 차지하는 저장공간에 맞춰 맡기는 환급형 보증금에 가깝다. 계정을 닫으면 해당 램포트는 반환된다.
최소 예치금은 (128 + data_size) * lamports_per_byte로 계산된다. 여기서 128은 고정 저장공간 오버헤드다. 기준값이 낮아지면 같은 크기의 계정을 만들거나 유지하는 데 필요한 SOL 규모도 함께 줄어든다.
표준 SPL 토큰 계정 기준 변화는 작지 않다. 솔라나재단 분석은 계정 생성 비용이 최종적으로 약 0.159달러(약 215원)에서 0.0159달러(약 21원)로 줄어든다고 제시했다. 지갑, 결제, 토큰 발행처럼 계정을 많이 만드는 서비스에는 초기 온보딩 비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이 구조는 SOL 수요 측면에서 다른 해석도 낳는다. 렌트가 반복 수수료가 아니라 환급형 보증금인 만큼, 기준값이 낮아지면 기존 계정 상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SOL도 줄어든다. 비용 절감이 네트워크 사용성에는 긍정적이지만, 보증금 목적으로 잠기는 SOL 규모는 줄 수 있다는 뜻이다.
기존 계정에 새 기준을 넘는 램포트가 남아 있으면 초과분을 회수할 수 있다. 솔라나재단 회수 가이드는 WithdrawExcessLamports가 토큰 계정, 민트, 멀티시그 계정의 최소 예치금 초과분만 이동시키며 토큰 잔액이나 계정 자체는 건드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회수 권한은 계정 종류에 따라 다르다. 토큰 계정은 소유자가, 민트는 민트 권한자가 서명해야 한다. 자체 프로그램이 소유한 PDA 계정은 해당 프로그램 안에 별도 회수 로직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계정 생성 비용을 누가 냈는지와 초과분을 누가 회수할 수 있는지는 항상 같지 않다. 서비스 사업자가 사용자 계정 생성을 지원한 경우에도 계정 구조와 권한 설정에 따라 회수 주체가 달라질 수 있다.
네트워크 안정성 문제도 남아 있다. 보증금이 낮아지면 정상 이용자의 부담이 줄지만, 악의적 행위자가 상태 데이터를 오래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자본도 함께 낮아진다. 움베르토 나탈레(Umberto Natale) 솔라나재단 데이터 연구원은 2026년 7월 분석에서 90% 인하 뒤에도 상태 팽창 공격에 필요한 락업 자본이 약 1700만 달러(약 229억원)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같은 분석은 최근 계정 생성 이벤트의 75.5%가 같은 트랜잭션 안에서 닫힌다고 적었다. 순 상태 증가분은 하루 약 0.3GB로 제시됐다. 계정 생성이 많아도 모두 영구 저장공간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시장 해석은 양쪽으로 갈린다. 한쪽은 계정 생성 비용 하락이 개발자와 사용자 진입 문턱을 낮춘다고 본다. 다른 한쪽은 보증금 기준이 낮아질수록 계정 유지를 위해 SOL을 보유해야 하는 자본적 이유가 약해진다고 본다.
다만 네트워크 전체에서 실제로 얼마만큼의 SOL이 회수됐는지는 공식 집계가 제시되지 않았다. 수억 달러 규모가 즉시 풀린다는 식의 수치는 공식 발표가 아닌 추정으로 구분해야 한다.
솔라나재단은 각 단계가 독립된 기능 게이트로 적용되며, 데이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다음 활성화를 보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기치 않은 상태 증가가 발생하면 기준값을 기존 6960으로 되돌리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