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 연구진이 스테이블코인을 미국 통화지표 M1 또는 M2에 반영할 수 있는 기준을 검토하면서, 준비자산과 토큰 유통량이 같은 달러를 중복 집계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연준은 5일 한국시간 스태프 노트 'New Forms of Money and the U.S. Monetary Aggregates'를 공개했다. 크리스틴 페인(Kristen Payne) 연준 연구원과 메리프랜시스 스티친스키(Mary-Frances Styczynski) 연준 연구원은 이 문서에서 토큰화 예금,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화폐성 자산으로 묶고 기존 통화지표에 반영할 수 있는 분석 틀을 제시했다.
이 노트는 정책 결정문이 아니라 연구진의 독립 연구다. 스테이블코인이 곧바로 M1이나 M2에 편입된다는 뜻이 아니라, 디지털 달러형 자산을 통화통계가 어떤 기준으로 다룰지 따져 본 문서에 가깝다.
핵심은 스테이블코인을 돈으로 볼 수 있느냐보다 어느 통화지표에 넣을지다. M1은 현금과 요구불예금처럼 즉시 결제에 쓰이는 가장 유동적인 돈을 뜻한다. M2는 M1에 저축성 예금, 소액 정기예금, 소매 머니마켓펀드처럼 단기 저축 성격의 자산을 더한 넓은 지표다.
연준 연구진은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이 일상 결제 수단으로 널리 쓰이면 M1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크립토 거래를 오가거나 단기 가치저장 수단으로 쓰이는 비중이 크면 비M1 M2로 분류하는 편이 맞다고 분석했다. 대표 사례로는 서클(Circle)의 유에스디코인(USDC)을 들었다.
문제는 준비자산이다.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은 통상 미국 국채, 은행 예금, 정부 머니마켓펀드 등으로 1대1 준비를 요구받는다. 이 가운데 은행 예금과 머니마켓펀드 순자산은 이미 M1 또는 M2에 잡힐 수 있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 유통량을 다시 더하면 같은 달러가 한 번 더 들어갈 수 있다. 연준 연구진은 중복계상 정도를 평가하고 필요하면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중복 규모를 산출하지는 않았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프레드(FRED) H.6 통화공급 통계에 따르면, 미국 M2는 2026년 7월 기준 계절조정 23조2180억 달러(약 3경1321조원)로 집계됐다.
서클은 유에스디코인 유통량을 2026년 9월 3일 기준 743억 달러(약 100조2107억원)로 표시했다. 연준의 2026년 5월 금융안정보고서는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을 약 3200억 달러(약 431조6800억원)로 집계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전체 통화량에 비해 작지만, 통계 분류 논쟁을 만들기에는 충분한 규모다.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어디에서 쓰이는지도 분류를 흔든다. 캔자스시티연방준비은행은 2026년 4월 결제시스템 연구 브리핑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에는 드물게 쓰이고, 생태계가 여전히 크립토 금융에 주로 묶여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연준 연구진이 M1 편입을 확정하지 않고 사용처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본 이유와 맞닿아 있다.
미국의 지니어스 법(GENIUS Act)도 논의의 배경이다. 이 법은 2025년 7월 18일 공법 119-27로 승인됐고,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연방 규제 틀을 세웠다. 연준 연구진은 이 법이 월간 준비자산 보고의 기반을 제공하지만, 통화지표 편입에는 표준화된 보고 양식과 유통 지역 구분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블록체인에서 달러 연동 토큰은 국경을 넘어 유통된다. 미국 규제를 받는 발행사가 만든 스테이블코인이라도 보유자가 미국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 온체인 자료만으로 가르기 어렵다. 연준 연구진은 미국 내 유통분만 통화지표에 반영하려면 추가 보고 요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논의는 거래 환경과 맞닿아 있다. 테더(USDT)와 유에스디코인은 국내외 거래소에서 주요 달러 연동 자산으로 쓰인다.
통화지표 편입 논의가 곧 가격 영향이나 특정 토큰 수요 변화를 뜻하지는 않는다. 연준 노트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측정 문제를 다뤘을 뿐, 특정 자산 가격이나 시장 수요 전망을 제시하지 않았다.
연준 연구진은 통화지표에 반영하려면 준비자산 구성, 유통 지역, 실제 사용 목적을 구분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봤다. 지니어스 법의 보고 체계가 구체화되면 스테이블코인을 M1·M2 안에서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통계 논의도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