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AI 연산능력 5% 미만…드라기, 데이터센터 확충 촉구

| 강이안 기자

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AI) 연산능력이 세계 전체의 5%에도 못 미치는 가운데 마리오 드라기 전 이탈리아 총리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확충을 촉구했다. 드라기는 유럽이 AI 데이터의 저장과 처리를 자체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드라기는 11일 공개된 장문 기고문에서 “유럽이 성장과 주권, 가치를 놓고 선택할 필요는 없다. 독점 기업 없이도 AI를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에 AI 인프라를 의존하면 유럽의 데이터 주권과 기술 자율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취지다.

유럽연합은 세계 AI 연산능력의 5% 미만을 보유한 반면 미국은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미 연방준비제도 자료는 고성능 AI 연산능력에서 미국 비중을 약 74%, EU 비중을 4.8%로 집계했다.

드라기는 유럽의 문제를 데이터센터 부족만으로 보지 않았다. 유럽 기업의 AI 수요가 여러 기업에 분산돼 있어 투자자가 장기 인프라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주요 장애물로 꼽았다.

해법으로는 기업 간 공동 구매가 제시됐다. 유럽 대기업들이 AI 연산능력 구매 약정을 묶어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투자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논리다. 드라기는 ASML, 캡제미니, 아마데우스 등이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의 유럽형 연산 단위 구매에 참여한 사례를 모델로 들었다. 해당 계약은 2030년까지 1기가와트 규모의 연산능력을 뒷받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데이터센터 확대에는 전력 사용량과 환경 부담, 에너지 요금 상승 우려가 따른다. AI 데이터센터 사업에서는 전력 확보와 장비 조달, 공사 일정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클라우드와 AI 인프라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집행위의 ‘클라우드·AI 개발법’은 향후 5~7년 안에 EU 데이터센터 용량을 최소 세 배로 늘리고 인허가와 전력·용지·자금 접근성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발언은 즉각적인 정책 결정이나 사업 집행 발표가 아니라 유럽의 AI 인프라 전략에 관한 제언이다. 실제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전력망 확보와 환경 비용 분담, 기업 간 장기 수요 계약이 필요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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