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이 상장 신고서에서 대만에 집중된 첨단 반도체 생산과 소수 업체에 집중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사업 위험으로 제시했다. HBM 공급업체로는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 마이크론($MU)을 명시했다.
앤트로픽은 2026년 10월 2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S-1 등록신고서에서 세계 최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이 대만, 특히 TSMC($TSM)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지진·태풍과 대만해협의 긴장, 전력·용수 공급 차질, 무역 제한 등이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적었다. 대체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인증하는 데 시간이 걸려 공급 차질의 영향이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도 담겼다.
신고서는 TSMC가 시장 수요를 모두 충족하지 못한 시기가 있었고, 앤트로픽도 필요한 칩을 충분한 물량으로 제때 확보하지 못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대만 밖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을 늘리는 작업은 초기 단계여서 가까운 시일 안에 공급 집중 위험을 실질적으로 낮출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공급도 별도 위험으로 꼽혔다. HBM은 AI 가속기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는 데 쓰이는 메모리다. 앤트로픽은 HBM과 다른 고성능 메모리 제품의 생산이 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에 집중돼 있으며, 세 업체가 생산능력을 늘려도 수요를 제때 따라잡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밝혔다.
대형 고객이나 경쟁사가 독점 공급 계약을 맺거나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미리 확보하는 경우도 신고서에 위험으로 기재됐다. 앤트로픽이 필요한 칩을 제조하는 능력과 그 칩에 들어갈 메모리를 공급받는 능력이 함께 중요하다는 뜻이다. 메모리 업체의 증설이 앤트로픽의 물량 확보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공시는 국내 HBM 업체 두 곳을 앤트로픽의 핵심 공급망에 포함해 언급했다. 다만 두 회사의 개별 공급 물량이나 계약 조건, 앤트로픽이 확보한 HBM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신고서는 회사의 조달 위험을 설명하며 특정 업체의 매출이나 실적 전망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반도체 생산과 메모리 공급이 맞물리는 과제는 TSMC의 첨단 패키징 양산과 메모리 공급 과제와도 이어진다. 앞선 보도가 칩 제조사의 생산 계획을 다뤘다면, 이번 신고서는 AI 모델을 개발·운영하는 앤트로픽이 공급망 제약을 직접 사업 위험으로 제시했다.
신고서는 예비 문서로 내용이 바뀔 수 있다. 등록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는 주식을 판매할 수 없으며, 이번 신고서에는 공모 주식 수와 가격 범위가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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