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총재 "원화 스테이블코인 필요…달러 유입 우려는 여전"

|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자체에 반대하지 않지만 안정성을 위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18일 열린 상반기 물가 설명회에서 이 총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발행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제도의 도입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수요를 자극해 외환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내비쳤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과의 교환이 쉬워지기 때문에, 그 수요가 오히려 늘고 외환 관리에는 더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언급했다.

아울러 디지털 자산과 관련된 결제 시스템 변화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지급결제 업무가 은행에서 비은행으로 이전될 경우 은행의 수익성이나 사업구조 변화에 관해 큰 그림을 그리고 가야 한다"며 이런 변화에 대비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관련 정책 논의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담당 부처가 자리 잡히는 대로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정책을 가다듬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재정 효율성 면에서 볼 때 선택적인 지원이 보편적인 지원보다 어려운 자영업자와 영세 사업자를 돕는 데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물가안정상황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당정의 추가경정예산안 내용을 보지 못해 그에 대해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추경이 성장 기여가 크고 물가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라고도 했다.

김웅 부총재보는 20조원 안팎의 추경 규모를 전제로 "올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내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0.1%포인트(p)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구성을 알아야 계산할 수 있다"며 "추경 내용을 보고 7월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최근 수도권 주택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기대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구체적인 부동산 공급안이 수도권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가 인하 추세에 있고 몇 년 동안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여러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며 "기대를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한은은 경기를 보고 금리를 결정하겠지만, 과도하게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기대심리를 증폭시키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으로 젊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유인 요인을 어떻게 낮출지 그런 근본적인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장기적, 단기적인 대책이 다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