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레저(XRPL)가 대규모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인 소프트웨어 버전 2.5.0을 공식 출시하며, 경쟁 블록체인 플랫폼인 이더리움(ETH)과 솔라나(SOL)와의 본격적인 기술 경쟁에 나섰다. 이번 업데이트는 거래 처리 속도 향상, 자동화 기능 강화, NFT 및 트러스트라인 관련 오류 수정 등 다양한 기능 개선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 업그레이드의 주목할 만한 요소는 ‘배치 거래(batch transaction)’ 지원이다. 여러 개의 트랜잭션 요청을 묶어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이 기능은 복잡한 디앱(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의 운영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어준다. 또한, RLUSD 등 신뢰 기반 토큰에 대한 에스크로 기능 확대도 눈에 띈다. 자동화된 보상 분배와 보증금 관리처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져 XRP 생태계 전반의 유연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버전은 개발자 권한 제어 기능도 추가했다. 탈중앙화 거래소(DEX) 참여자를 선택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권한 제어와, 별도 지갑에 계정 권한을 위임할 수 있는 ‘Permission Delegation’ 기능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별 규제 준수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여기에 RPC 통신 오류, NFT와 트러스트라인간 상호작용 문제 등 다양한 버그가 제거됐다. XRPL의 인기 검증자 노드 운영자인 Vet은 “업데이트로 소프트웨어 속도, 안정성, 효율성이 모두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성능 개선도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네트워크는 더 많은 트랜잭션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고, 메모리 사용량과 중복 트래픽이 줄었으며, 시스템 빌드 속도도 빨라졌다. 우분투(Ubuntu) 22.04 이상 버전에서의 빌드 최적화와 개발자 문서 개선도 추가됐다. 여기에 ‘XRPL Commons’를 신뢰할 수 있는 초기 부트스트랩 클러스터로 추가하며 네트워크 연결 안정성도 강화됐다.
이번 업데이트에 앞서 XRPL의 일일 활성 주소 수는 급증했다. 지난주 약 4만 개였던 활성 주소가 29만 5,000개로 약 7배 증가했고, 고래 지갑 수는 네트워크 사상 최고치인 2,708개를 기록하며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면, 솔라나는 디파이(DeFi) 활동 둔화에 따른 DEX 거래량 90% 감소와 25억 달러(약 3조 4,750억 원) 규모의 자금 유출을 겪으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더리움 역시 확장성 제약으로 인한 혼잡과 높은 가스 비용 문제로 고전 중이다.
XRP는 이번 수혜를 반영해 최근 가격이 약 6% 상승하며 2.20달러(약 3,058원)를 기록 중이다. 이번 업그레이드를 계기로 XRP 레저는 경쟁 블록체인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며 명확한 생태계 차별화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