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크로스 DAO 창립자들, 2300만 달러 사금고 의혹…투표 조작 정황 논란

| 김민준 기자

크로스체인 브릿지 프로젝트 어크로스 프로토콜(Across Protocol)의 창립자들이 2,300만 달러(약 319억 7,000만 원)의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은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투표를 조작해 자금이 자신들이 설립한 영리 기업으로 흘러가게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폭로는 레이어1 프로젝트 ‘글루(Glue)’의 창립자이자 온체인 분석가인 오글(Ogle)이라는 가명 사용자가 지난 14일 X(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그는 어크로스 프로토콜이 "이름뿐인 DAO" 중 하나라며, 프로젝트 설립자들이 DAO 거버넌스를 형식적으로 운영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영리 기업인 리스크 랩스(Risk Labs)에 자금을 몰아줬다고 주장했다. 리스크 랩스는 어크로스 프로토콜의 주요 개발사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하트 램버(Hart Lambur) 어크로스 및 리스크 랩스 공동 창립자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리스크 랩스는 케이맨 제도에 등록된 비영리 단체이며, 주주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며 설립 인증서를 공개했다. 또한 "회사가 자금을 잘못 사용하면, 나를 포함해 이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램버가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공유한 설립 인증서에는 해당 회사가 '재단회사(Foundation Company)'로 명시돼 있었으며, 코인텔레그래프는 케이맨 제도 기업 등록 시스템을 통해 독자적으로 회사 등록 상태를 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영리 활동과 자산 통제가 가능한 구조라는 지적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의혹은 DAO의 투명성과 운영 방식에 대한 불신을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솔라나(SOL) 기반 탈중앙 거래소 쥬피터 역시 DAO 거버넌스를 2026년까지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며, 탈중앙성을 둘러싼 갈등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