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에서 ‘디파이(DeFi)’ 인프라와 이더리움(ETH) 확장 전략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가 동시에 부상하고 있다. 제도권 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가운데, 기술적 한계와 보안 리스크가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전통 금융기관들이 디파이 도입에 적극 나서면서 관련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디파이교육기금의 제니퍼 로젠탈은 ‘디파이를 실제로 구축하는 주체를 보호해야 한다’는 정책적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2026년 ‘블록체인 개발 혁신 촉진법(PIBDA)’이 발의되며 논의가 구체화됐다. 해당 법안은 자금을 직접 관리하지 않는 개발자를 금융 범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단순 코드 개발과 자금 중개 행위를 명확히 구분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디파이 산업 특성상 ‘중개자 없는 구조’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존 금융 규제는 중개기관 존재를 가정하고 설계된 만큼, 탈중앙 구조와 충돌하는 지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개발자 보호, 자기 보관(Self-Custody) 유지, 개방형 네트워크 보장 등을 핵심 정책 과제로 보고 있다.
이더리움(ETH)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레이어2(L2) 전략이 오히려 ‘유동성 파편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옐로우 네트워크 공동 창업자 알렉시스 시르키아는 “문제는 처리량이 아니라 ‘가치 이동 방식’이었다”고 지적했다. 롤업 기반 L2는 거래 처리량을 늘렸지만, 서로 다른 네트워크 간 자산 이동 시 브리지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남겼다.
현재 베이스와 아비트럼(ARB)이 전체 L2 디파이 총예치금(TVL)의 약 77%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네트워크의 사용량은 급감하고 있다. 동시에 브리지 해킹은 2021년 이후 약 25억 달러 규모 피해를 발생시키며 취약성을 드러냈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상태 채널(State Channel)’ 방식은 중개 없이 사용자 간 직접 거래를 처리하고, 필요 시에만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구조다. 이는 신뢰 문제와 보안 리스크를 동시에 줄일 수 있는 접근으로 평가된다.
이번 주 기관 투자 흐름은 확대됐지만, 스마트컨트랙트 해킹이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독일 거래소 도이체뵈르제는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에 약 2억 달러를 투자했고, 영국 자산운용사 리걸앤제너럴은 약 680억 달러 규모 자금을 블록체인으로 이전했다.
반면 켈프다오(Kelp DAO)는 약 2억9200만 달러 규모 해킹을 당하며 올해 최대 피해 사례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이더리움 기반 자산이 20개 이상의 체인에 분산된 채 동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솔라나(SOL) 기반 프로젝트 드리프트 역시 약 2억7000만 달러 해킹 이후 테더(USDT)를 주요 스테이블코인으로 채택하며 구조 개편에 나섰다.
디파이 대출 프로토콜 에이브(AAVE) 역시 이번 사태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에이브의 TVL 점유율은 51.5%에서 약 39%로 급락했고, 토큰 가격도 연초 대비 약 50% 하락했다.
rsETH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서 담보 자산 신뢰도가 훼손됐고, 예치금 이탈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존 대출 포지션은 청산이 어려워 대출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디파이 시장은 제도권 자금 유입과 기술 혁신이라는 긍정 요인과 함께, 보안 취약성과 구조적 설계 문제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시장은 점차 ‘확장성’보다 ‘신뢰와 안전성’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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