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벡 라만(Vivek Raman) Etherealize 공동창업자 겸 CEO가 월가의 프라이빗 블록체인 확대를 비판했다. 은행별 폐쇄형 장부가 늘어도 정산 지연, 시장 분절, 데이터 단절 문제가 자동으로 해소되지는 않는다는 주장이다.
크립토브리핑은 라만 CEO가 월가의 권한형 블록체인 경쟁을 ‘바닥을 향한 경쟁’으로 규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공개형 네트워크인 이더리움(ETH)을 금융 인프라의 정산층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therealize는 이더리움 위에 기관용 정산, 토큰화, 영지식증명(ZK) 기반 프라이버시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설명해 왔다. 회사의 문제의식은 기존 금융 시스템의 정산 속도, 프라이버시, 시장 파편화에 맞춰져 있다.
논쟁의 핵심은 공개형 체인과 프라이빗 체인 중 어느 쪽이 우월하냐가 아니다. 금융기관은 거래 상대방, 고객 정보, 규제 준수 책임을 통제해야 하기 때문에 승인된 참여자만 접근하는 프라이빗 권한형 블록체인을 익숙한 선택지로 본다.
반대로 공개형 체인은 누구나 검증과 참여가 가능한 구조라 유동성과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기 쉽다. 다만 거래 정보 노출, 고객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컴플라이언스 통제 문제는 기관 채택의 부담으로 남는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2026년 6월 보고서에서 토큰화 시스템에 보편적 정답은 없고, 설계 선택은 사업 목적과 규제 요건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중앙화 시스템은 성능이 높지만 투명성이 낮고, 탈중앙화 비허가형 시스템은 투명성이 높지만 성능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국제결제은행(BIS)도 2026년 연례경제보고서에서 프라이빗 권한형 네트워크가 규제 금융의 무결성과 운영 복원력에 맞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접근이 제한되면 폐쇄형 생태계가 생기고 경쟁과 혁신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월가의 움직임은 한쪽으로만 기울지 않았다. J.P. 모건 자산운용(J.P. Morgan Asset Management)은 2025년 12월 첫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모니(MONY)를 공개 이더리움에 올렸다고 밝혔다.
BNY는 2026년 1월 고객 예금 잔액을 온체인 장부로 표시하는 디지털 현금 기능이 자사 프라이빗 권한형 블록체인에서 운영된다고 공개했다. 같은 기관 금융권 안에서도 공개형 정산층과 폐쇄형 실행 환경이 병행되는 흐름이다.
UBS와 Nethermind는 2026년 6월 공동 개념증명에서 공개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규제 금융기관의 운영·컴플라이언스 요구를 지원할 수 있음을 시험했다고 밝혔다. 이 시험은 세폴리아 테스트넷에서 진행됐고 실제 고객 거래나 실물 자산은 포함하지 않았다.
Etherealize가 제시하는 절충점은 이더리움 레이어2다. 회사는 2025년 1월 글에서 레이어2가 이더리움의 보안을 이어받으면서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속도, 프라이버시, KYC 기능을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구조는 공개형 정산층 위에 기관별 실행 환경을 올리는 방식에 가깝다. 통상 금융기관은 공통 인프라의 유동성과 상호운용성을 원하면서도 고객 정보와 거래 조건은 제한된 범위에서만 공유하려 한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논쟁은 단순한 기술 선택 문제가 아니다. 실물자산 토큰화와 온체인 신용 시장이 확장되는 흐름에서는 어떤 네트워크가 정산층이 되고, 어떤 방식으로 수탁과 접근 통제가 이뤄지는지가 상품 구조와 위험 관리에 직접 연결된다.
Etherealize는 2025년 9월 공식 발표에서 일렉트릭캐피털과 패러다임 주도로 4,000만 달러(약 577억원)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자금을 기관용 정산 시스템, 토큰화, ZK 기반 프라이버시 인프라 구축에 쓰겠다고 했다.
라만 CEO의 발언은 프라이빗 체인을 당장 대체하자는 주장이라기보다, 은행별 폐쇄망이 다시 시장을 쪼개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문제 제기에 가깝다. 확인된 사례만 놓고 보면 월가는 공개형 이더리움과 프라이빗 권한형 레일을 함께 시험하고 있다.
기사요약 by TokenPost.ai<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