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새 세 블록체인 멈췄다, 롤백은 크로노스뿐

| 이도현 기자

크로노스(CRO), 온톨로지(ONT), 아이콘(ICON) 네트워크가 나흘 사이 잇따라 블록 생성을 멈추며 블록체인 긴급 권한의 범위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세 네트워크의 대응은 서로 달랐다. 크로노스는 테크토닉(Tectonic) 프로토콜 공격 이후 검증자 합의로 네트워크를 중단하고 공격 전 상태로 체인을 되돌렸고, 온톨로지는 악성 활동 확인 전 블록 생성을 예방적으로 멈췄다. 아이콘은 공격 대상 계약을 먼저 정지한 뒤 네트워크 전체를 세웠다.

핵심 차이는 기존 장부를 바꿨는지 여부다. 크로노스는 이미 확정된 체인 상태 일부를 바꿨고, 온톨로지는 기존 장부를 유지한 채 신규 거래 처리를 중단했다. 아이콘은 전면 중단 전에 자산 일부가 거래소 수탁 영역으로 이동한 뒤였다.

크로노스 네트워크는 엑스(X) 공지에서 8월 31일 오전 8시49분1초 한국시간 블록 높이 9089만6189에서 다시 블록을 생성했다고 밝혔다. 크로노스는 이를 검증자 합의에 따른 긴급 조치로 설명했고, 체인 상태를 테크토닉 공격 전으로 복구했다고 했다.

이 조치는 공격 관련 상태뿐 아니라 복구 지점 이후 발생한 다른 거래도 재시작된 주 체인 기록에서 제외했다. 블록체인에서 롤백은 특정 시점 이후의 기록을 정식 장부에서 빼는 조치여서, 보안 대응과 거래 확정성 사이의 충돌을 낳는다.

쟁점은 손실 규모보다 권한의 경계다. TRM랩스(TRM Labs)는 이번 공격으로 약 7500만 달러(약 1012억원) 규모 자산이 영향을 받았고, 이 중 약 600만 달러(약 81억원)가 이더리움(ETH)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산했다. 크로노스의 롤백은 체인 안에 남은 상태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미 이더리움으로 이동한 자산에는 미치지 않는다.

온톨로지의 대응은 시간 확보에 가까웠다. 온톨로지는 8월 31일 공식 공지에서 핵심 개발팀이 일상 보안 점검 중 잠재 위험을 발견해 메인넷 블록 생성을 즉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9월 1일 추가 공지에서는 악성 공격 활동을 확인했지만 사용자 자산 손실은 없다고 했다.

온톨로지는 이미 확정된 체인 상태를 취소하지 않고 새 거래의 확인과 결산을 멈췄다. 다만 긴급 중단을 결정하는 최종 권한자, 발동 기준, 검증자 합의 문턱은 공지에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자산 손실보다 송금과 온체인 조정 지연이 먼저 발생했다.

아이콘 사례는 체인 중단이 항상 손실 차단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아이콘 재단은 사후 보고서에서 공격자가 8월 27일 오전 11시1분2초부터 오전 11시21분12초 한국시간까지 과거에 유효했던 서명 출금 메시지 2건을 1492차례 재전송했다고 밝혔다. 이 중 1490차례 호출이 성공해 재단 자산 풀에서 1억1986만6000개 ICX와 53만1600개 bnUSD가 공격자 지갑으로 이동했다.

아이콘의 모니터링 경보는 첫 공격 뒤 7분 안에 작동했다. 그러나 기술 조사는 낮 12시40분쯤 시작됐고 관련 계약은 낮 12시53분 정지됐다. 거래소들은 오후 2시54분부터 ICX 입출금을 중단했고, 네트워크 전면 중단은 오후 3시18분54초에 이뤄졌다. 아이콘은 8월 28일 오후 4시51분쯤 재가동됐다.

아이콘 재단은 관련 자산이 모두 재단 보유분이며 일반 사용자 예치금, 잔액, 포지션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고서상 53만1600개 bnUSD와 136만6000개 SODA는 전액 회수됐다. 11만3634개 유에스디코인(USDC) 중 8만2430개는 회수됐고 3만1204개는 회수되지 않았다. 확정 순손실은 약 150.2개 ETH와 3만1204개 USDC로 제시됐다.

세 사건은 같은 블록 생성 중단으로 묶이지만 결과는 다르다. 크로노스는 체인 기록을 되돌리는 방식으로 본체인 안의 위험을 줄였고, 온톨로지는 거래 처리를 멈춰 조사와 업그레이드 시간을 확보했다. 아이콘은 공격 뒤 네트워크를 세웠지만 이미 거래소 수탁 영역으로 넘어간 자산은 체인 운영자가 직접 통제하기 어려웠다.

블록 생성 중단은 새 블록을 만들지 않는 조치이고, 롤백은 특정 시점 이후의 체인 상태를 공식 기록에서 제외하는 조치다. 두 방식은 모두 긴급 대응이지만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 전자는 거래 지연과 서비스 중단을 낳고, 후자는 거래 확정성 자체에 의문을 남긴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번 사례의 의미는 작지 않다. 메인넷 중단은 단순 장애가 아니라 거래 확정성, 브리지 자산, 중앙화 거래소 수탁, 검증자 권한이 한꺼번에 드러나는 사건이다. 앞서 하모니 프로토콜도 대규모 익스플로잇 이후 네트워크 롤백을 추진한 바 있어, 보안 사고 뒤 체인 기록을 어디까지 되돌릴 수 있는지가 반복되는 쟁점으로 남아 있다.

각 네트워크가 공개해야 할 핵심은 누가 중단을 결정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롤백이나 정지를 택했는지, 체인 밖으로 나간 자산에 대해 누가 책임지는지다. 크로노스와 테크토닉의 최종 손실 집계와 사후 보고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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