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의 스테이킹 비율이 공급량의 절반에 이르면 검증자 보상의 일부를 모두 소각하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발행 정책 논쟁이 커지고 있다. 제안이 시행되면 스테이킹 수익률은 낮아지는 대신 비스테이킹 ETH 보유자의 희석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거론된다.
EIP-8363은 스테이킹 비율이 높아질수록 검증자 보상에서 소각하는 비율을 키우는 내용이다. 공급량의 절반이 스테이킹되면 소각 비율이 100%에 도달하도록 설계됐다. 이더리움 개선 제안서는 EIP-8363을 2026년 7월 14일 작성된 ‘Draft Core EIP’로 분류하고 있다.
제안서는 현재 스테이킹 비율을 약 33%로 가정할 때 즉시 적용하면 순 스테이킹 수익률이 약 2.6%에서 1.2%로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보상 구조는 18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바뀌며, 전환 기간에는 BASE_REWARD_FACTOR를 128에서 64로 낮추는 방식이 제시됐다.
이더리움 재단 프로토콜 클러스터는 9월 7일 공개한 헤고타(Hegotá) 티어 리스트에서 EIP-8363을 DFI(Declined for Inclusion)로 분류했다. 발행 정책은 특정 하드포크의 범위를 정하는 절차보다 넓은 생태계 논의에 속한다는 이유에서다. 재단은 이번 분류가 제안의 장단점에 대한 판단은 아니라고 밝혔다.
논쟁의 핵심은 검증자에게 지급할 보안 예산과 ETH의 화폐적 가치를 어떻게 조정할지에 있다. 발행량을 줄이면 ETH 보유자의 희석 부담은 낮아질 수 있지만, 검증자와 스테이킹 서비스의 수익 구조에도 변화가 생긴다.
제안서는 현행 발행 곡선이 스테이킹 비율이 높아져도 보상 유인을 남긴다고 본다. 스테이킹하지 않은 보유자는 희석을 감수하거나 직접 검증자가 되거나 스테이킹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반대 의견은 수익률 하락이 스테이킹 생태계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이더리움 포럼에서 리도 기여자들은 제안이 솔로 스테이커,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LST), 디파이 담보, 세무·회계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상률 하락이 대형 사업자보다 소규모 검증자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수익률이 운영비와 위험 부담을 충분히 보상하지 못하면 검증자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지지자들은 현재 구조가 스테이킹 확대와 운영 주체 집중을 장기적으로 부추긴다고 주장한다. 스테이킹 비율이 계속 오르면 대형 운영자와 LST 사업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솔로 스테이커가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더리움의 스테이킹 현황은 정책 논쟁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beaconcha.in은 9월 8일 기준 스테이킹된 ETH를 4298만3439개, 입금 대기열을 196만9465개로 표시했으며 대기 시간은 34일 4시간 36분으로 집계했다.
같은 기준으로 상위 스테이킹 주체 가운데 리도의 비중은 19.3%로 나타났다. 스테이킹 물량과 대기열이 큰 상황에서는 발행 정책 변화가 검증자 수익률뿐 아니라 LST와 디파이 담보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갤럭시 리서치는 이 제안을 이더리움과 솔라나의 공급 정책 재검토 흐름 속에 놓았다. 갤럭시는 이더리움의 스테이킹 비율이 공급량의 3분의 1 수준이며, 제안대로면 합의층 수익률이 약 2.6%에서 1.2%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정리했다.
이더리움 매지션스 토론방에서는 제안을 광범위한 통화정책 변화로 보는 반대 의견과, 현재 발행 곡선이 중앙화와 희석을 키운다는 지지 의견이 맞섰다. 논쟁은 높은 스테이킹 수익과 ETH 보유 가치 보존 가운데 어느 쪽을 우선할지로 압축된다.
EIP-8363은 아직 초안 단계이며 실제 채택 여부와 보상 구조의 세부 조정, 하드포크 반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더리움 재단이 발행 정책을 별도의 생태계 논의로 넘긴 만큼, 향후 논의는 제안 수정과 커뮤니티 검토 절차를 중심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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