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 스캔하면 월드코인 지급…영국 상륙한 샘 올트먼의 실험

| 연합뉴스

홍채 스캔 한 번으로 암호화폐까지 받는 시대가 왔다.

챗GPT를 만든 샘 올트먼이 공동 창업한 스타트업 '툴스 포 휴머니티(TFH)'가 영국까지 활동 반경을 넓히며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사람의 홍채를 인식해 생성하는 디지털 신원 인증 시스템 '월드 ID'와 가상화폐 '월드코인'을 연결한 생태계를 운영 중이다.

오는 6월 12일부터 런던의 쇼핑몰과 번화가에 설치되는 '오브(Orb)'라는 공 모양 기기를 통해, 홍채를 스캔하고 신원을 인증하면 월드 ID가 발급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레딧, 디스코드, 마인크래프트 같은 플랫폼에 쉽게 로그인할 수 있고, 월드코인도 받을 수 있다. 신원 스캔에 동의한 사용자에게는 월드코인이 자동으로 주어지는 구조다.

월드 ID 시스템은 인간과 인공지능(AI)을 구분하고, AI가 만든 가짜 뉴스나 딥페이크 같은 디지털 범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 TFH 측은 금융기관이나 데이트 앱 등에서도 사기 예방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미국의 오스틴, 샌프란시스코 등 6개 도시에서는 운영이 시작됐고, 한국을 포함해 일본·독일·멕시코·태국 등지에서도 약 1,300만 명이 홍채를 스캔한 바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를 둘러싼 논란도 만만치 않다. 독일과 아르헨티나에서는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며, 스페인과 홍콩에서는 서비스가 아예 금지됐다. TFH는 생체 정보를 따로 저장하지 않고, 인증 정보는 본인 휴대폰에만 보관된다고 해명했지만, 이용자들의 불신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AI 그리고 블록체인이 결합된 이 독특한 시도는 기술 진보의 양면을 동시에 보여주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