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오는 6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기대감을 낮추는 분위기다. 전망은 보수적이지만 시장은 여전히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어 전문가들은 경계와 기대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비트코인(BTC)은 현재 10만 8,000달러(약 1억 5,012만 원) 선을 유지하며 하루 만에 2% 이상 오르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약 3조 3,800억 달러(약 4,699조 2,0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고용 시장이 강세를 띠고 소비자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금리 인하 기대는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준이 이번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99.9%에 달한다. 반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0.1%에 불과하다. 시장은 7월에 소폭 완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으나, 현재로선 인하 확률이 14.5%로 낮은 편이다. 이는 불과 한 달 전과 비교해 시장 기대가 크게 꺾였음을 보여준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적극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도 ‘경제에 로켓 연료를 투입하기 위해’ 1%포인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을 공개 비판하며, 케빈 워시를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무역 관세, 경기 둔화 위험,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하며 신중한 스탠스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금리는 연 4.25~4.5%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전반적인 암호화폐 시장 분위기는 엇갈리고 있다. 비트코인과 금은 나란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미 달러에서 리스크 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유후들러(Youhodler)의 세르게이 고레프는 이러한 이동이 비트코인 가격 지지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레프는 비트코인이 기술적 분석상으로는 '헤드앤숄더' 패턴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 패턴이 완성되면 가격이 9만 2,000달러(약 1억 2,788만 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암호화폐 시장은 현재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과 오는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낙관과 우려 사이에서 불안정한 줄타기를 지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