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2,500달러 지지선 위태…지정학 리스크·파생 포지션 충돌 우려

| 손정환 기자

이더리움(ETH)이 주요 지지선인 2,500달러(약 3,475만 원)를 다시 테스트하면서 기술적·심리적으로 중대한 기로에 섰다.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 세계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도 예외가 아닌 모습이다.

ETH는 지난 몇 주간 2,500달러선 위에서 안정세를 보였지만, 글로벌 리스크 회피 분위기와 맞물리며 가격 구조 및 투자자 심리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기술적으로도 매도세 우위가 뚜렷해지면서 ETH는 단기 상승 추세 하단을 위협받는 상황이다.

일봉 차트를 보면, 2,800달러(약 3,892만 원) 저항 영역에서 강한 반락이 발생했다. 해당 가격대는 200일 이동평균선과 과거 매도세가 강력했던 구간이 겹치는 지점이다. ETH는 1,500달러(약 2,085만 원)선에서 반등한 뒤 상승 채널을 형성했으나 이제는 그 하단을 이탈할 위기에 처했다. 상대강도지수(RSI)도 50 이하로 하락하며 약세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2,150달러(약 2,989만 원) 지지선 테스트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으며, 이 수준은 100일 이동평균선과 과거 주요 매집 구간 상단에 해당한다. 이 지점에서 강한 반등이 나온다면 최근의 상승 추세를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이 되겠지만, 이를 이탈할 경우 시장의 하방 압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4시간 차트를 보면, ETH는 수주 간 유지되던 상승 채널을 이탈했고, 2,800달러에서 반락하면서 발생한 불균형(FVG)은 현재 2,600달러(약 3,614만 원) 부근에서 단기 저항으로 작용하고 있다. RSI 또한 50 이하에 머물며 상승 반전의 단초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파생상품 시장의 오픈이자(Open Interest)는 최근 210억 달러(약 29조 1,900억 원) 이상으로 치솟으며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뒤 소폭 감소했다. 문제는 ETH 가격이 과거 유사한 수준의 오픈이자 대비 훨씬 낮은 가격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레버리지를 크게 활용한 포지션—매수·매도 양방향 모두—이 축적됐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보통 이 같은 가격과 파생상품 지표 간 괴리는 대규모 청산(Liquidation)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이 단기적으로 명확한 상방 돌파에 실패할 경우, 레버리지 포지션이 한꺼번에 청산되면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결국 ETH 가격 향방은 지정학적 불안정성과 파생상품 시장의 민감한 균형 위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겉으로 차분하게 보이는 차트도 아래에서는 격랑처럼 요동치고 있다. 향후 며칠간의 흐름이 중장기 추세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참가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