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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테이블코인의 다음 단계는 결제가 아니라 자산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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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호 KIP 대표 “아시아 RWA와 로컬 스테이블코인을 연결해 온체인 금융의 수익 엔진 만들 것”

 이윤호 KIP 대표가 14일 서울 강남 토큰포스트 오피스에서 스테이블코인, RWA, 온체인 자산운용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토큰포스트)

이윤호 KIP 대표가 14일 서울 강남 토큰포스트 오피스에서 스테이블코인, RWA, 온체인 자산운용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토큰포스트)

스테이블코인은 흔히 결제와 송금의 문제로 논의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나오면 어디서 결제할 수 있는지, 해외 송금 수수료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어떤 은행이 발행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이윤호 카이아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Kaia Investment Partners, KIP) 대표가 보는 시장의 다음 단계는 조금 다르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단순 결제보다 먼저 ‘예금’과 ‘자산운용’의 영역이 열릴 것이라고 본다. 사용자가 지갑에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묻는 질문이 생긴다. “그냥 들고만 있어야 하는가, 아니면 수익을 만들 수 있는가.”

토큰포스트는 14일 서울 강남 토큰포스트 오피스에서 이윤호 KIP 대표를 만났다. 그는 이틀 전 열린 토큰포스트 ‘인스티튜셔널 Web3 포럼’에서 ‘Real Yield, Real Value — 스테이블코인 시대, 아시아 실물자산에서 찾는 본질적인 수익’을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는 짧았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았다. 스테이블코인, RWA, 사모 크레딧, 온체인 예금, 로컬 스테이블코인, 모포(Morpho), 유니파이(Unifi), 슈퍼언(SuperEarn), 선박금융, 인도네시아 P2P까지 한꺼번에 등장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발표에서 미처 다 설명하지 못한 내용을 풀어냈다. 핵심은 명확했다. 카이아는 스테이블코인 시대의 단순한 레이어1이 아니라, 아시아 실물자산과 로컬 스테이블코인을 연결하는 온체인 금융 인프라가 되겠다는 것이다.

전통금융·VC·거래소·L1을 거친 ‘금융형 블록체인’ 인물

이 대표의 이력은 국내 블록체인 업계에서 흔치 않다. 삼성증권 투자전략 애널리스트로 시작해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에서 PE·VC 심사역을 지냈고, 후오비코리아 투자이사, 그라운드X 사업총괄, 카이아 DLT 재단 CBO를 거쳤다. 현재는 KIP 대표이사이자 카이아 DLT 재단 이사 겸 CBDO를 맡고 있다.

전통 금융, 벤처투자, 거래소, 블록체인 재단, 레이어1 생태계를 모두 경험한 셈이다. 그가 RWA와 스테이블코인을 하나의 전략으로 묶는 이유도 이 경력에서 나온다.

그는 2017년 무렵 블록체인 산업에 처음 본격적으로 들어왔다고 했다. 당시에는 바이오, 게임 등 여러 투자 섹터가 주목받고 있었지만, 자신만의 전문 영역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한국과 중국을 함께 보던 투자자로서 중국 블록체인 기업들의 성장세를 접했고, 몇 년간 산업 경험을 쌓은 뒤 다시 투자 영역으로 돌아오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블록체인 사업을 직접 경험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블록체인 시장에서 몇 년만 산업 경험을 쌓고 다시 투자 쪽으로 돌아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클레이튼, 카이아 사업을 이끌면서 블록체인 자체가 너무 흥미로웠습니다. 단순한 투자처가 아니라 향후 금융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기다린 것은 시장의 타이밍이었다. 그리고 그 타이밍은 스테이블코인이 대중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왔다.

“작년부터 스테이블코인이 대중화 단계로 점점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스테이블코인을 접목한 금융 서비스와 투자가 저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영역이라고 봤습니다.”

이윤호 카이아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KIP) 대표가 12일 서울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인스티튜셔널 웹3 포럼’에서 스테이블코인과 RWA 기반 실물금융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토큰포스트)

KIP의 두 축: 벤처투자와 RWA 투자

KIP는 크게 두 개의 축으로 운영된다. 하나는 벤처 투자 부문이다. 초기 블록체인·디지털자산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하는 구조다. 다른 하나는 RWA 투자 부문이다. 실물 기반 수익을 만드는 기업과 자산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장기적으로 이를 토큰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대표는 KIP가 먼저 내놓은 상품으로 ‘일드8(Yield8)’을 설명했다. 이름 그대로 연 8% 수준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자산을 담는 펀드다. 이어 연 5% 수준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일드5(Yield5)’도 준비 중이다.

현재는 달러 기반 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RWA 펀드를 구성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원화, 엔화, 인도네시아 루피아 등 로컬 스테이블코인 기반 상품도 만들 계획이다.

“현재는 달러 기반으로 RWA 펀드를 만들고 있지만, 향후에는 원화 기반, 엔화 기반, 인도네시아 루피아 기반 상품도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카이아 DLT 재단에서 그가 맡은 CBDO 역할도 이와 연결된다. 과거 레이어1의 사업개발이 게임파이, NFT, 유틸리티 토큰 프로젝트 유치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스테이블코인과 금융 서비스가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IP가 카이아 생태계 입장에서는 하나의 레퍼런스 모델을 보여주려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모델로 갈 테니 금융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는 파트너들은 카이아에서 해보라는 의미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다”

최근 스테이블코인은 시장 전체를 삼킬 것처럼 이야기된다. 하지만 이 대표는 현재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냉정하게 봤다. 아직 진정한 대중화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지적한 첫 번째 문제는 접근성이다. 일반 사용자가 스테이블코인을 얻으려면 거래소에 가입하고, 원화나 달러를 입금하고, 스테이블코인을 매수한 뒤, 다시 개인 지갑으로 출금해야 한다. 암호화폐에 익숙한 사용자에게는 당연한 과정이지만, 일반 금융 이용자에게는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다.

“제 주변에서도 거래소에서 지갑으로 빼내는 과정 자체를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은 여전히 크립토를 잘 이해하는 분들이 투자 수단으로 쓰거나, 송금 목적으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결제의 라스트마일이다.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실제로 확산되려면 마지막 단계에서 가맹점과 정산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 최근 카드형 서비스나 리테일 결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준비된 시장은 많지 않다.

“결국 마지막 머천트 단위, 라스트마일에서 결제와 정산이 돼야 합니다. 아직 거기까지 완비된 곳이 많지는 않습니다. 다만 많은 기업들이 이미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 갑자기 당연해지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봅니다.”

그는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사용처가 여전히 트레이딩과 송금에 머물러 있다고 봤다. 결제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시장은 결제보다 훨씬 넓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2단계에 진입했다

이 대표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숙도를 네 단계로 나눴다.

첫 번째는 송금과 결제다. 두 번째는 예금과 자산운용이다. 세 번째는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의 토큰화다. 네 번째는 부동산과 실물자산의 본격적인 토큰화다.

그는 현재 시장이 1단계를 지나 2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봤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테이블코인을 지갑에 보유하는 사용자가 늘어나면, 그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수익으로 이어진다.

“송금과 결제는 원타임성 트랜잭션입니다. 하지만 지갑에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게 되면 유저들은 당연히 조금이라도 더 이자를 원하게 됩니다. 그러면 전통 은행의 비즈니스인 예금, 그리고 예금 이후의 대출 수요가 따라오게 됩니다.”

그가 금융자산 토큰화를 3단계로 본 이유는 규제와 투자자 보호 때문이다. 주식, 부동산, 대체자산을 토큰화하려면 충분한 설명과 공시, 적격 투자자 기준, 투자 위험 고지가 필요하다. 지금의 STO 시장도 대부분 일반 리테일 투자자가 아니라 전문투자자 중심으로 열리고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은 투자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예금과 운용은 스테이블코인이 대중화되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는 영역입니다.”

결국 이 대표의 관점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시장은 ‘스테이블코인을 어디서 결제할 것인가’가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다.

“가장 어려운 것은 규제가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률”

그는 발표에서 아시아 은행 예금 55조 달러 중 1%만 온체인으로 이동해도 55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시장이 생길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이 1%가 실제로 움직이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수익률 차별성, 규제 안정성, 안전성에 대한 인식이다.

이 중 가장 늦게 충족될 변수는 무엇일까.

이 대표의 답은 의외로 규제가 아니었다. 그는 가장 어려운 것은 안정적인 수익률이라고 봤다.

“규제는 국가마다 속도와 방향이 다르지만, 카이아는 한국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여러 국가를 보고 있습니다. 규제가 명확한 곳에서 먼저 하면 됩니다. 그런 점에서는 역설적으로 규제가 제일 빠를 수 있습니다.”

인식도 규제와 제도가 마련되면 따라올 수 있다고 봤다. 문제는 수익률이다.

스테이블코인을 온체인에서 운용하려면 좋은 자산들이 충분히 온체인화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온체인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산은 아직 제한적이다. 많은 경우 스테이블코인을 법정화폐로 바꾼 뒤 오프체인 실물자산에 투자하고, 다시 수익을 가져오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환전, 수수료, 법적 구조, 운영 비용이 발생한다.

“결국 안정적인 수익률이 가장 어렵습니다. 좋은 자산들이 대부분 온체인화돼 있다면 훨씬 쉬워지겠지만, 지금은 스테이블코인과 법정화폐를 왔다 갔다 해야 합니다. 그 과정의 비효율적인 수수료가 상품의 본질적인 수익률을 깎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는 그래서 지금은 레퍼런스를 만들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채권, 주식, 부동산 등 법정화폐로 투자할 수 있는 자산들이 점차 온체인화되면, 온체인 운용의 효율성과 수익률도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KIP는 발행사가 아니라 ‘수익 엔진’을 맡는다

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직접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 법안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인의 직접 수익 제공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런 흐름이 오히려 구조 분리를 만들고 있다고 봤다.

발행사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예금·운용 프로토콜이나 애그리게이터가 별도로 수익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KIP는 이 구조에서 발행사가 아니다. 스테이블코인을 받아 운용하는 자산운용·수익 엔진에 가깝다.

“저희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아닙니다. 스테이블코인을 받아서 운용하는 관점입니다. 그래서 발행인 규제와는 직접적으로 다릅니다.”

다만 그는 미국의 규제가 글로벌 표준처럼 작동할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KIP와 카이아가 서비스를 설계할 때 이런 흐름을 계속 모니터링하는 이유다.

카이아 생태계에서 KIP가 맡은 역할도 분명하다. 온램프, 오프램프, FX 엔진, 유동성 허브까지 모두 KIP가 하려는 것은 아니다. KIP는 그중 ‘일드 엔진(Yield Engine)’에 집중한다. 투자와 운용이 KIP의 전문 영역이기 때문이다.

“온체인 FX나 온·오프램프는 투자 관련 영역은 아닙니다. 일드는 투자 관련 영역이기 때문에 KIP가 집중하는 것입니다.”

카이아 생태계에서는 별도 팀들이 다른 영역을 맡고 있다. 예컨대 카이아랩스 산하 스튜디오 중 하나인 ‘레이시오(Ratio)’는 온체인 FX 마켓을 준비 중이다. 카이아에는 이미 USDT와 인도네시아 루피아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올라와 있고, JPYC도 카이아 버전으로 올라올 예정이다. 향후 홍콩달러, 원화 등 로컬 스테이블코인이 더해지면 이종 스테이블코인 간 최적 환율 교환 수요가 커질 수 있다.

온체인 예대마진은 결국 현실이 된다

이 대표는 온체인에서도 전통 금융의 예대마진 구조가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다만 KIP가 은행 역할을 직접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는 KIP의 역할을 은행 자산 구성 중 유가증권 운용 영역에 비유했다. 한국 시중은행 자산에서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유가증권 운용 비중이 일부를 차지하는 것처럼, KIP는 온체인 금융에서 운용자산 영역을 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출 시장이 커지려면 담보자산이 필요하다. 현재 디파이 대출 시장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자산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빌리는 구조가 중심이다. 하지만 앞으로 RWA가 확산되면 주식담보대출, 부동산담보대출과 유사한 구조가 온체인에서도 생길 수 있다.

“현재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담보가 많지만, 앞으로는 실물 기반 RWA 자산이 올라와야 합니다. 주식이 토큰화되고 부동산 일부가 토큰화되면 온체인에서도 주식담보대출, 부동산담보대출과 같은 시장이 나올 것입니다.”

카이아에서는 글로벌 대출 프로토콜 모포(Morpho)가 배포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모포가 카이아에 올라오기까지 약 1년 가까이 검토와 통합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같이 하자”는 수준이 아니라, 카이아 체인과 자산이 대출 담보로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인지 장기간 심사했다는 것이다.

왜 모포인가: 풀 리스크보다 격리형 리스크 관리

최근 디파이 시장에서는 대출 프로토콜의 리스크 관리가 다시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이 대표는 발표에서 Aave의 통합 풀 모델과 모포의 격리형 마켓 모델을 비교했다.

그는 KIP가 모포를 택한 이유를 단순히 시장 규모 때문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모포는 담보자산을 하나의 큰 바스켓에 몰아넣기보다 격리된 풀로 관리한다. 또 각 풀에는 어떤 담보자산을 넣을지 관리하는 큐레이터가 존재한다. 건틀렛(Gauntlet) 같은 리스크 관리 전문팀이 이런 역할을 맡는다.

“모포의 장점은 담보물을 한 바스켓에 담지 않고 격리된 구조로 관리한다는 점입니다. 큐레이터들이 어떤 자산을 담보로 할지 선택하고, 각 격리된 풀을 관리합니다. 부실이 발생했을 때 끊어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Aave를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이 대표는 KIP가 대형 글로벌 플랫폼을 선택하는 입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플랫폼들이 카이아를 선택하는 입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지금 시점에서는 모포의 구조가 카이아와 KIP의 방향성에 더 적합했다는 의미다.

토큰화 AUM과 디파이 활용은 다르다

이 대표가 강조한 또 하나의 포인트는 “토큰화 AUM과 디파이에서 실제로 쓰이는 자산은 다르다”는 점이다.

현재 토큰화 자산 규모는 미국 국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블랙록 BUIDL, 온도 OUSG 같은 상품이 대표적이다. 기관 입장에서는 3~4%대 안정적 수익률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 이들은 주로 보유 목적의 자산이다.

반면 디파이에서 실제로 활발하게 활용되는 자산은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사모 크레딧이다. 이유는 레버리지와 루핑 때문이다. 5~6% 수익률이 나오는 자산을 담보로 잡고 3~4% 비용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빌릴 수 있다면, 투자자는 그 차이를 활용해 반복 투자할 수 있다.

“국채형 토큰은 규모는 크지만 기관들이 바이앤홀드 전략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파이에서 트랜잭션이 많이 일어나는 쪽은 프라이빗 크레딧입니다. 저희가 대형 금융기관과 직접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서 원하는 디파이 활용 가능성이 큰 니치마켓으로 가는 것입니다.”

KIP가 첫 상품으로 Yield8을 선택한 것도 이 맥락이다. 안정형 대형 국채 상품과 정면 경쟁하기보다, 디파이에서 담보와 운용 수요가 생길 수 있는 아시아 사모 크레딧 영역을 먼저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Yield8: 선박금융, 공급망 금융, 인니 P2P, T-Bill을 묶은 이유

Yield8은 8% 수준의 목표 수익률을 추구하는 RWA 펀드다. 주요 자산군은 네 가지다. 갈라티카(Galactica)의 선박금융, YieldCore의 한국 주유소 공급망 금융, 인도네시아 Grab JOOB 기반 P2P 금융, 그리고 OpenEden의 T-Bill이다.

사모 크레딧은 본질적으로 유동성, 심사, 회수 난도가 높다. 네 가지 자산을 한 펀드에 묶는 구조에 대한 리스크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현재 시장이 아직 초기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사모 크레딧을 잘 이해하고 구조화할 수 있는 팀이 아직 많지 않고, 각 팀이 운용할 수 있는 규모도 제한적이다. 따라서 초기에는 여러 자산을 함께 담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프라이빗 크레딧을 잘 이해하고 구조화된 팀 숫자가 적고, 팀이 운용할 수 있는 규모도 제한적입니다. 지금은 합을 모아도 큰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모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KIP는 자산 공급을 늘릴 때마다 데이터를 확인하고, 부채비율과 회수 상황, 리스크 이벤트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범위에서 리스크 관리를 하며 증액 여부를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Yield8의 AUM은 급격히 키우기 어렵다. 이 대표는 올해 포트폴리오를 현재 4곳에서 10곳 정도까지 늘려보려 하지만, 리스크를 고려하면 규모는 1000만~2000만 달러 사이가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Yield8은 빠르게 AUM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다만 8%라는 수익률 자체가 눈에 띄고, 온체인 일드 ETF를 계속 출시하려는 상황에서 첫 번째 상품으로는 목적상 괜찮다고 봤습니다.”

Yield5: 더 큰 규모를 위한 다음 상품

Yield8이 고수익·고위험 사모 크레딧 성격이라면, Yield5는 더 큰 규모와 안정성을 겨냥한다. 이 대표는 Yield5가 달러 표시 채권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일부 사모 크레딧을 섞어 5%대 이상 수익률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단기국채를 그대로 담는 상품은 아니다. 그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특수한 달러 표시 채권들이 있으며, 여기에 사모 크레딧 일부를 더해 수익률을 맞추는 구조라고 밝혔다.

“미국 T-Bill을 담는 것은 아닙니다. 달러 표시 채권 중에서 3%대보다 높은 채권들이 있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프라이빗 크레딧을 일부 섞을 수밖에 없습니다.”

Yield5가 중요한 이유는 확장성이다. 5%대 수익률은 단순 보유형 예금 프로토콜에도 매력적이고, 디파이에서는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 수준이 될 수 있다. BTC나 ETH 담보 대출에서 뽑을 수 있는 수익이 3~4%대라면, 5%대 자산은 담보와 운용 양쪽에서 활용될 여지가 생긴다.

Galactica와 선박금융: 토큰화는 단계적으로

KIP가 다루는 자산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선박금융이다. 갈라티카는 인도네시아 사업 파트너들과 함께 선박금융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 대표는 이미 10여 척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중 8척은 선박을 매입해 금융 모델을 적용했고, 2척은 3~6개월 브리지론 구조로 실험했다.

다만 모든 선박 자산이 곧바로 퍼블릭 토큰으로 유통되는 구조는 아니다. 기존에 토큰 발행 사례가 있었지만, 싱가포르 STO 거래소의 프라이빗 환경에서 증서에 가까운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모든 선박 자산 전체가 토큰화되는 것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부 자산, 일부 영역부터 토큰화를 해보고, 궁극적으로는 선박 자체의 에쿼티를 토큰화할 계획도 있습니다. 다만 차근차근 검증하면서 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그는 선박금융 모델 자체는 이미 검증된 모델이라고 봤다. 향후 인도네시아의 대형 실물자산, 예컨대 팜 농장 같은 자산까지 토큰화 가능성이 열릴 수 있지만, 우선은 선박금융에서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먼저라는 설명이다.

Grab JOOB: NPL 0.2%가 가능한 이유

인도네시아 Grab JOOB 기반 P2P 금융도 Yield8의 주요 자산군이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 구조는 약 2만 개 식당과 44만 명의 드라이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다. 특히 NPL, 즉 부실채권 비율이 0.2% 수준으로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이 모델을 운영하는 팀이 포레스트 잘란(Forest Jalan)이며, 2013년부터 관련 서비스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구조는 단순한 무담보 소액대출과 다르다. Grab JOOB 플랫폼에 입점된 머천트와 그 소속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며, 노동자 대출은 임금 선지급 성격을 갖는다.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임금에서 회수할 수 있는 구조다.

또한 그랩 플랫폼에 이미 입점된 머천트라는 점도 신용 보강 역할을 한다. 몇 단계의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낮은 NPL을 유지해왔다는 설명이다.

“임금 선지급 형식이기 때문에 회수 구조가 좋습니다. 또 그랩 단에서 한 번 검증된 머천트라는 점도 신용도를 보강합니다.”

카이아 재단은 2023년과 2024년부터 해당 팀에 유동성을 제공하며 POC를 진행해왔다. 2~3년간 데이터가 쌓였고, 이제는 모델이 검증됐다고 판단해 KIP의 RWA 펀드가 확장 유동성을 지원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카이아의 유통 채널: 라인에서 시작, 한국은 아직 시간 필요

카이아는 카카오와 라인에서 출발한 체인이라는 점에서 아시아 약 2억5000만 명 규모의 잠재 접근성을 강조해왔다. 현재 SuperEarn, Unifi, Yield8의 초기 유통 채널은 라인 메신저와 유니파이 지갑 중심이다.

이 대표는 라인이 여러 국가에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규제상 서비스가 가능한 국가부터 먼저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아직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기에는 제도적 불확실성이 크다.

“한국은 여전히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기에는 아직 이른 타이밍이라고 봅니다. 카카오와도 이야기는 많이 하고 있지만, 실질 사업은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그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등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계획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방향성은 나올 것이라고 봤다. 다만 실제 사업화는 정책과 규제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JPYC와 인도네시아 루피아가 먼저 온 이유

카이아의 로컬 스테이블코인 로드맵에서 원화는 아직 논의 단계다. 반면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이미 온보딩됐고, JPYC도 카이아 버전으로 올라올 예정이다.

왜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더 빨랐을까.

JPYC의 경우 초기 발행 당시에는 카이아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JPYC 팀은 더 많은 대중이 쉽게 JPYC를 얻고 사용할 수 있는 유저 채널을 필요로 했다. 카이아는 라인 메신저와 유니파이를 통해 유저 획득 채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JPYC 입장에서도 유저 채널이 필요했습니다. 카이아는 라인 메신저의 유니파이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좋게 평가해주셨습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 역시 비슷하다. 카이아는 이미 인도네시아에서 여러 RWA와 금융 프로젝트를 진행해왔고, 인도네시아 발행사들과도 꾸준히 접촉해왔다. 인도네시아와 일본, 인도네시아와 한국, 인도네시아와 대만을 연결하는 스테이블코인 레일에 대한 비전을 공유한 것이 온보딩에 도움이 됐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해외 노동자 송금 수요가 크다. 인도네시아와 대만, 싱가포르, 한국 등 여러 국가 간 송금 규모가 상당하다. 로컬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수요를 만들 수 있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인도네시아와 대만 간 송금 규모가 상당하고, 여러 국가에 인도네시아 노동자가 많습니다. 생각보다 송금 규모가 큽니다.”

그는 향후 필리핀,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관련 스테이블코인도 카이아에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향후 1년의 마일스톤: 투자, Yield5, 로컬 스테이블코인 상품

KIP가 앞으로 1년 안에 달성해야 할 목표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벤처 투자 부문이다. KIP는 퍼스트 클로징 이후 6월부터 본격적인 집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제도와 규제가 이미 갖춰진 국가에서 매출을 만들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RWA, 결제, 토큰화 인프라 기업에 빠르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국은 아직 제도 정비가 진행 중이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3년 이상 업력을 쌓고 매출을 내는 기업들이 있다. 이들을 먼저 분석하고 투자하면 향후 한국 시장이 열렸을 때 어떤 팀과 역량이 중요한지 더 잘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RWA 펀드다. Yield8과 Yield5를 실제 레퍼런스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Yield8은 고수익 사모 크레딧 모델을 검증하는 상품이고, Yield5는 더 큰 규모와 안정성을 갖춘 상품으로 준비된다.

세 번째는 로컬 스테이블코인 기반 일드 상품이다. 다만 전제 조건이 있다. 해당 로컬 스테이블코인에 충분한 유동성이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은 KIP가 단독으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의 성장과 함께 맞물려야 한다.

“가능하다면 로컬 스테이블코인 기반 일드 상품을 하나 정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다만 로컬 스테이블코인에 충분한 유동성이 있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KIP가 노리는 자리는 명확하다. 한국 금융기관들이 향후 스테이블코인 기반 예금·대출 서비스를 하게 될 때, 그 운용 자산의 백엔드로 KIP의 상품이 들어가는 것이다.

“한국 금융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예금·대출 서비스를 하게 됐을 때, 그 운용 자산의 백엔드 자산으로 저희 상품들이 들어가는 것이 종국적인 방향입니다.”

“한국 기업은 해외에서도 플레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한국의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디지털자산 담당자들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한국의 역량 자체를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은 제도가 한 번 정리되고 방향이 잡히면 누구보다 빠르게 학습하고 실행하는 시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속도다. 제도화가 늦어질수록 한국 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먼저 장악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한국은 워낙 교육 수준도 높고, 제대로 알려주면 누구보다 빠르게 해내는 저력이 있는 시장입니다. 그 점은 전혀 의심하지 않습니다. 다만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먼저 시장을 치고 나갈 가능성은 줄어듭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한국 규제만 기다리기보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기업들과 먼저 실험하고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만을 목표로 사업을 설계하지 말고, 처음부터 한국을 넘어선 시장을 겨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카이아와 같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기업들과 먼저 플레이를 많이 해보시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을 타깃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국만이 아니라 한국을 넘어서는 관점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미리 움직였으면 좋겠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다음 시장은 단순한 결제 경쟁이 아닐 수 있다. 지갑 안의 돈이 수익을 만들고, 로컬 통화가 온체인에서 교환되며, 아시아의 선박·공급망·P2P 금융 같은 실물자산이 글로벌 유동성과 연결되는 시장이다.

이 대표가 말한 KIP의 역할은 그 중간에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도, 모든 결제망을 직접 장악하는 것도 아니다. 대신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금융상품으로 기능하기 위해 필요한 ‘수익 엔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시장은 이제 2단계에 들어섰다. 결제의 시대가 아니라, 운용의 시대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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