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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늦을수록 따라잡기 어렵다"…카이아 서상민 의장이 그리는 온체인 금융의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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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만 보지 마세요. 발행부터 유통까지 end-to-end 풀스택이 카이아입니다"

 서상민 카이아 DLT 재단 의장이 17일 서울 토큰포스트 본사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토큰포스트)

서상민 카이아 DLT 재단 의장이 17일 서울 토큰포스트 본사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토큰포스트)

토큰포스트 본사 | 2026년 4월 17일

카이아(Kaia) DLT 재단 의장 서상민. 이름 앞에 붙은 타이틀은 무겁지만, 그는 여전히 엔지니어의 언어로 말한다.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 CTO, 클레이튼 이사장을 거쳐 지금의 자리까지, 블록체인이라는 한 길을 걸어왔다. 토큰포스트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술 검증 결과부터 국내 규제 공백에 대한 쓴소리, 그리고 해외 거래소의 역외 원화 스테이블코인 선점 움직임에 대한 우려까지 거침없이 털어놓았다. 60분 가까이 이어진 대화에서 그는 한 번도 추상적인 비전 얘기로 흘러가지 않았다.

"기술이 아니라 경제로 합의 문제를 푼 것이 비트코인"

서 의장이 블록체인에 처음 빠져든 건 기술자로서의 경이감이었다. "탈중앙화 환경에서 서로 불신하는 주체끼리 어떻게 합의를 이룰까, 이건 컴퓨터 공학에서 굉장히 오래된 난제였습니다. 학교에서 배울 때는 현실적 시간 안에 풀기 어려운 문제라고 알고 있었는데, 비트코인이 이걸 경제적 가치와 게임 이론을 집어넣어서 풀었습니다. 수학적으로는 깰 수 있지만 천문학적인 돈이 드니까 아무도 안 하는 거죠."

Byzantine Fault Tolerance(비잔틴 장애 허용) 문제를 경제 인센티브로 해결한 비트코인의 설계에서 그는 블록체인의 본질을 발견했다. "세상의 어려운 문제를 기술만으로 푸는 게 아니라 기술 외적인 요소, 경제와 게임 이론으로도 풀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여기에 철학적 확신이 더해졌다. "중앙화된 개체들의 불투명성과 그로 인한 금융 시스템의 붕괴가 비트코인의 탄생 배경이었잖아요. 중재인 없이도 투명하게 금융 거래를 만들 수 있다는 것, 그 시스템이 우리 생활에 접목되면 세상이 더 효율화되고 투명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독립 후 의사결정은 빨라졌지만, 파트너를 설득해야 한다"

카이아는 2024년 카카오 계열의 클레이튼과 라인 계열의 핀시아가 합쳐져 탄생했다. 대기업 그늘을 벗어난 독립 재단으로의 전환은 어떤 의미였을까.

"대기업 산하에 있을 때는 계열사 간 협력이 용이하고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있다는 게 장점이었지만, 규제적 측면이나 속도 면에서 제약이 따랐습니다. 독립하고 나서는 의사결정 속도와 유연성이 분명히 좋아졌습니다. 다만 과거처럼 '네가 문제 있으면 내가 챙겨줄게'가 아니라 이제는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설득하고 협력 모델을 만들어서 제시해야 합니다."

라인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라인은 일본, 대만, 태국 등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 걸쳐 인지도가 높고 글로벌 컴퍼니로 알려져 있습니다. 글로벌 확장, 특히 아시아권 확장에서 라인과의 협력은 과거 클레이튼 시절엔 못 했던 부분이라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라인도 대기업이고 메인 주체가 일본이다 보니 보수적인 부분은 여전히 있습니다. 법무 검토 하나 들어가는 데도 상당히 오래 걸립니다."

아시아 1등 블록체인이라는 목표 달성률을 물었더니 그는 "개인적으로 약 50%"라고 답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체인으로서의 인지도는 어느 정도 올라왔습니다. 아시아 기반의 체인들이 많이 사라지거나 힘이 약해진 상황에서 꾸준히 아시아에서 주 활동을 하는 팀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위상을 넘어 실질적인 어답션을 만들어내는 것, 그게 아직 채워나가야 할 나머지 50%입니다."

"미니 디앱, 파밍 모델은 더 이상 안 통한다"

카이아의 초기 전략은 라인 메신저 채팅창 안에서 구동되는 미니 디앱(Mini DApp)이었다. 그 평가는 솔직했다.

"기본 전략은 파밍이었습니다. 게임이든 뭐든 재밌는 걸로 유저를 끌어모으고, 파밍을 통해 에어드랍을 받게 하는 구조였죠. 그런데 이 전략이 통하려면 에어드랍되는 토큰의 가치가 의미 있게 유지돼야 하는데, 한번 무너지면 끝납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이미 이 구조가 동작하지 않는다는 걸 인식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미니 디앱 플랫폼 자체를 포기한 건 아니다. "앱을 처음부터 다 만들면 실패 비용이 큽니다. 미니 디앱은 아이디어를 빠르게 런칭해서 유저 반응을 보고, 잘 된다 싶으면 스탠드얼론 앱으로 발전시키는 파일럿 플랫폼으로서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AI로 빠르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다만 이제는 토큰 의존 모델 대신 스테이블코인 결제나 리워드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전략의 무게 중심도 이동했다. "게임이나 컨슈머 앱은 시장 사이클과 토큰 가격에 너무 민감합니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가 되려면 금융이나 탄탄한 기반을 쌓는 쪽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체인만 있는 게 아니다, 발행부터 유통까지 풀스택"

원화 스테이블코인 전략을 묻자 서 의장은 포지션부터 정리했다. "카이아는 발행자가 되려는 게 아닙니다. 발행하는 컨소시엄 혹은 발행사와 강력한 협력을 통해 카이아 체인에서 발행되고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체인 입장에서의 기본 방향입니다."

그가 강조한 차별점은 '풀스택'이다. "체인단부터 유통 채널까지 end-to-end의 전체 스택을 이미 구축해놓았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나오면 그냥 연결하면 됩니다."

구체적으로 세 층위다. 첫째는 체인 기반 기술과 보안, 프라이버시 강화. 둘째는 온체인 FX 엔진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해외 현지 통화와 교환하는 인프라다. "해외 나가면 원화 안 받잖아요. 인도네시아 루피아든 일본 엔이든 교환이 필요한데, 그 온체인 환전 엔진을 이미 만들어놓았습니다." 셋째는 수익(Yield) 인프라다. "스테이블코인을 가지고 있어도 아무 혜택이 없으면 달러 스테이블코인 대신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가질 이유가 없죠. RWA 기반 일드 프로토콜, 그리고 이를 라인 유저와 연결하는 일드 애그리게이터 수퍼언(SuperEarn)까지 만들었습니다. 지갑에 스테이블코인을 넣어두면 결제도 하고 가만히 있으면 이자도 쌓이는 구조입니다."

"한국→베트남 송금, 기존 대비 비용 87% 절감·3분 이내"

3월 말 발표된 기술 검증 결과는 해외 송금 분야였다. "국내 시중은행과 협력해서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송금하는 패스를 카이아 체인과 기술 파트너사 케이스타(Kstar)와 함께 구현했습니다. 기존 은행 송금 대비 비용을 87% 절감하고, 베트남 은행 계좌에 실제 입금되기까지 최대 3분 이내에 완료했습니다."

다음 단계도 예고했다. "이번 주에 RWA 펀드 관련 소식도 있습니다. 계속 해외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탄탄하게 쌓아가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나왔을 때 즉시 연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규제 늦을수록 따라잡기 어렵다, 병렬로 달려야"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그는 "결국 시간의 문제"라고 단언했다. "일본,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까지 모두 최소한 샌드박스라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직 샌드박스도 못 해봤어요.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따라잡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는 규제와 기술 개발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가 늦었지만 기술과 운영 준비를 지금부터 병렬로 진행하면 실제 상용화 단계에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누가 발행하고, 어떻게 허가하고, 규제를 어떻게 만들지는 당연히 해야 합니다. 그와 동시에 기술적으로 어떻게 만들고 운영하고 활성화할지도 지금부터 논의하고 샌드박스로 실험해야 합니다. 저희가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 게 그 오른쪽 트랙입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출시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신중하게 답했다. "규제 환경에 달려 있어서 예측이 어렵습니다. 현재 속도라면 연내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실제 시행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서 중순 정도가 현실적으로 빠른 타이밍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 예측입니다."

서상민 카이아 DLT 재단 의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해 9월 민병덕 의원실을 방문해 국내 디지털 자산 제도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민병덕 의원실)

"역외 발행 원화 스테이블코인, 한국엔 아무 도움 안 돼"

최근 미국 대형 기관 거래소가 해외 법인을 통해 역외 발행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NDF 결제에 활용하는 움직임에 대해 서 의장은 직설적이었다.

"한국 주식을 해외 선물 거래소에서 거래하면 우리나라에 도움됩니까? 없죠. 똑같습니다. 그 업체는 거래량이 늘어 좋겠지만, 실질적인 원화나 한국 경제에 도움되는 건 없습니다. 안타깝습니다."

다만 레퍼런스로는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역외에서 NDF 결제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쓰이는 사례가 생기는 거잖아요. 우리가 공식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가지게 되면 그런 시장은 저희가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규제는 퍼블릭 체인을 제약하지 말아야"

국내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대한 제언을 묻자 그는 한 가지를 강하게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의 핵심은 퍼블릭 체인에서 발행돼 글로벌하게 사용되는 것입니다. 이걸 너무 제한된 환경에서만 쓰게 만들면 활성화 자체가 어렵습니다. 퍼블릭 체인이 무조건 위험한 건 아닙니다. 기술도 충분히 발전해 있고,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어요. 퍼블릭이냐 프라이빗이냐를 규제가 강제하는 구조만큼은 피해야 합니다."

보안 측면에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블록체인 지갑은 암호학 기반이라 프라이빗 키 관리가 핵심입니다. 과거에 공공기관에서 프라이빗 키를 그냥 화면에 보여주는 일이 발생한 적도 있잖아요. 은행이 망 분리 등 보안 체계를 법제화해서 유저 자산을 지키는 것처럼, 암호화폐 키 관리에 대한 최소한의 관리 규칙이 법인과 개인 모두에게 적용돼야 합니다."

"토큰화 시장, 발행·판매를 넘어 금융 인프라로"

국내 암호화폐 투자 시장과 토큰화(RWA) 시장에 대한 진단도 날카로웠다. "국내는 어떤 자산을 토큰화해서 발행하고 거래하게 만드느냐, 즉 상품 개발에만 집중돼 있습니다. 반면 해외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갑니다. 국채 토큰을 담보로 대출 시장을 만들고, 그 대출 시장을 통해 자본이 다시 RWA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레버리지 구조, 금융 인프라를 탄탄하게 쌓아갑니다. 우리는 아직 발행해서 판다, 자금을 모집한다에 머물러 있습니다."

카이아는 이 금융 인프라 구축을 이미 진행 중이라고 했다. "수퍼언(SuperEarn) 인큐베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RWA를 예치하고, 그 파생 토큰이 대출 시장에서 담보로 활용되고, 다시 USDT를 빌려 재투자하는 루프를 만들고 있습니다. 온체인에서 오라클의 안정성, 담보물 가치 산정 등 인프라를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입니다."

"카이아를 체인으로만 보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그는 커뮤니티에 한 가지를 요청했다. "지금까지 저희가 강조해온 건 빠르고 싼 레이어1 체인이었습니다. 그 부분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제 체인만 바라보지 마세요. 체인 위에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예치, 교환, 거래, 그리고 라인과 카카오로 이어지는 유통 채널까지 end-to-end 온체인 생태계가 카이아입니다. RWA도 그 안에 들어갑니다. 그 다양한 스택들을 같이 알아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뒤 그는 이번 주 발표 예정인 RWA 펀드 소식을 언급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엔지니어 출신 의장은 오늘도 빌드 중이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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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yne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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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BLUE_14

2026.04.19 00:21:19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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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뢰도

2026.04.18 22:13:56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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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린이1호

2026.04.18 17:26:19

원화 스테이블코인 나오면 이제 굳이 달러로 안 바꿔도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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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고싶다

2026.04.18 17:22:17

카이아 이름 갈고 기술 타령해봐야 내 평단 오려면 한참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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