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화 주식 시장이 월가와 블록체인의 연결 고리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a16z crypto 리서치(a16z crypto research)에 따르면 토큰화 주식은 기업 주식, ETF, 지수 상품 등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 위에 올린 구조로, 별도 중개 없이 디지털 지갑에서 직접 보관·이전·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증권 인프라와 뚜렷이 구별된다. 비트코인(BTC) 등 암호화폐 시장이 제도권 금융과 접점을 넓히는 가운데, 토큰화 주식은 실물자산(RWA) 확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로버트 해킷과 라이언 홀러웨이가 2026년 7월 2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토큰화 주식의 시가총액은 6월 말 기준 약 1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3억2900만달러에서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보고서는 이 시장이 토큰화 자산 가운데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단순히 기초 주식 가격 상승에 따른 평가액 확대가 아니라 신규 발행 증가가 성장의 중심이라는 점도 함께 짚었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토큰화 주식은 기초 주식 가격과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시가총액만으로 수요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현재 시장 가치의 절반 이상이 1년 전에는 온체인에 존재하지 않았던 자산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근거로, 최근 성장은 가격 재평가보다 발행 확대에 더 크게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시장 외형뿐 아니라 실제 공급 기반이 넓어졌다는 의미다.
시장 구성도 지난 1년 사이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암호화폐 연계 상품이 토큰화 주식 시장을 주도했지만, 해당 비중은 1년 전 79%에서 올해 6월 21%로 급감했다. 반면 수백 개의 소형 상장 종목을 아우르는 ‘기타’ 범주는 15%에서 35%로 확대되며 최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특정 테마 중심의 제한적 시장에서 보다 폭넓은 전통 주식군으로 저변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형 기술주와 ETF·지수 상품의 비중 확대도 눈에 띈다. 시가총액 1000억달러 안팎 또는 그 이상인 대형 기술주는 전체 시장의 0.6%에서 10.6%로 늘었고, ETF와 지수 상품은 4.5%에서 17.3%로 상승했다. 특히 AI 및 반도체 관련 종목은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부문은 2025년 6월 당시 100만달러 미만, 시장 비중 0.3% 수준에 불과했지만 1년 뒤 15.5%까지 급증했다. 투자 수요가 단순한 암호화폐 대체재를 넘어 미국 성장주와 테마형 자산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온체인 활동 증가도 뚜렷하다. a16z crypto 리서치(a16z crypto research)는 토큰화 주식의 월간 이전 규모가 6월 92억20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 5300만달러 대비 170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이 수치에는 단순 거래뿐 아니라 지갑 간 이전, 디파이(DeFi) 프로토콜 내 담보 예치 등 모든 온체인 이동이 포함된다. 즉 토큰화 주식이 단순 보유 자산을 넘어 실제 금융 활동의 재료로 활용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기관 인프라 역시 빠르게 정비되고 있다. 최근 DTCC는 디지털애셋의 캔턴 네트워크에서 토큰화된 미국 국채와 주식의 첫 실거래 운영을 처리했고, 보다 광범위한 토큰화 서비스는 10월 정식 출시를 예고했다. 이 서비스가 가동되면 월가는 DTC에 수탁된 약 114조달러 규모 자산과 온체인 인프라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토큰화 주식 시장이 실험 단계를 넘어 제도권 결제·수탁 체계와 접점을 넓히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플랫폼 기업들의 행보도 분주하다. 로빈후드는 메인넷에서 자체 체인을 출시하며 전통 시장과 암호화폐, 실물자산을 개방형 네트워크 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모회사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는 OKX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규제 승인 이후 NYSE 상장 토큰화 주식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코인베이스 역시 미국 외 이용자를 대상으로 배당과 완전한 주주 권리, 24시간 거래를 포함한 1대1 담보 기반의 토큰화된 미국 주식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도 유사한 상품을 선보이며 경쟁에 합류했다.
이 같은 전개는 토큰화 주식이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실제 금융 상품군으로 편입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기존 증권시장은 거래 시간, 계좌 구조, 국가별 접근성, 청산 절차 등에서 높은 진입 장벽을 갖고 있었지만, 온체인 기반 구조는 이를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 사용자는 지갑만으로 자산을 보유하고 이동할 수 있으며, 향후 다른 디파이 서비스와 결합될 경우 담보 대출, 자동화 운용, 글로벌 분산 거래 등 활용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물론 시장 규모 자체는 아직 전통 주식시장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다. 전통 주식의 월간 거래 규모가 수십조달러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토큰화 주식은 여전히 초기 단계다. 다만 발행사, 거래 플랫폼, 인프라 사업자, 제도권 기관이 동시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방향은 분명하다. a16z crypto 리서치(a16z crypto research)는 더 많은 발행사와 플랫폼이 토큰화 주식을 온체인으로 이전하고 있으며, 토큰화 주식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BTC)을 중심으로 형성된 블록체인 금융이 이제 ‘주식’이라는 가장 전통적인 자산군까지 끌어안으며 월가의 구조 변화를 재촉하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