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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포를 사라" — 18년 퀀트가 창업으로 찾은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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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미래에셋을 거친 18년 차 퀀트가 창업으로 찾은 것 — 알케미랩 김한샘 대표는 말한다, "시장이 무서울수록 기회다."

 김한샘 알케미랩 대표가 2일 토큰포스트 서울 오피스에서 ARGUS의 투자 철학과 시장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한샘 알케미랩 대표가 2일 토큰포스트 서울 오피스에서 ARGUS의 투자 철학과 시장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볼 수 있으려면 그만큼 똑똑해야 합니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만이 공포에 떨지 않아요."

2026년 4월 서울. 토큰포스트 사무실에 앉은 김한샘 대표는 조용히 말했다. "루나 붕괴 때요? 관심도 없었어요. 나중에 수익이 많이 났길래 찾아봤더니 그런 일이 있었더라고요." 공포를 느끼지 않은 게 아니다. 모델이 대신 공포를 계산했기 때문이다.

"창업은 급여를 주는 일이다"

S&P, 미래에셋, 두나무투자운용 CIO. 남들이 부러워할 커리어를 뒤로하고 그가 창업을 택한 건 두나무에서 처음 경험한 스타트업 문화 때문이었다. "대기업 다닐 때는 하루 일의 70%가 쓸데없는 일이었어요. 전화받고, 보고하고, 또 전화받고. 정작 내 일은 하루가 끝나고 나서야 시작됐죠."

두나무에 합류하면서 처음 달라진 걸 느꼈다. "전화가 없어요. 몰입하다 보니까 너무 재밌는 거예요. 정신 차려보니까 새벽 3시인데 집에 가기 싫은 거죠." 업비트가 출시되기 전, 그는 이미 창업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스타트업 대표의 현실을 묻자 솔직했다. "되게 무서워요. 월급날만 오면 진짜 무서웠죠." 그러나 이제 그 무서움은 많이 걷혔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창업을 한 게 아니라 창업을 하기 위한 기반을 만드는 중이었어요. 이제부터가 진짜 창업입니다."

정체성의 변화를 묻자 고개를 저었다. "변화가 아니라 정체성을 찾게 됐어요. 더 또렷해졌죠." 직원으로 살 때는 급여가 목적이었다. 창업 이후엔 매일 묻는다 — 가장 나다운 게 뭔지.

투자에도 가성비가 있다

"시그널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예측한다"는 알케미랩의 핵심 명제를 어떻게 설명하겠냐고 물었다. 그는 의외로 쉬운 단어를 꺼냈다. 가성비.

"리스크가 비용이고 기대 수익이 혜택이라면, 커피 한 잔에 50만 원이면 비싼 거잖아요. 어떤 종목은 내가 기대하는 수익보다 불확실성이 너무 큰 거예요. 이런 건 투자하면 안 됩니다."

더 깊은 얘기도 꺼냈다. 정말 잘 만든 모델이라면, 내일 가격을 예측했을 때 평균 기대 수익이 0%여야 한다는 것. "0%가 나왔다? 잘 한 겁니다. 정보를 충분히 반영한 거예요." 방향성이 아니라 불확실성 그 자체를 정밀하게 계량하는 것 — 그것이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의 본질이자 ARGUS의 핵심이라고 그는 말했다.

워렌 버핏 얘기도 나왔다. "버핏이 잘하는 건 재무제표 읽기가 아니에요. 이 종목에 얼마나 기대하고 얼마나 무서운지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능력이죠. 저는 그게 안 되니까 컴퓨터를 쓰는 거고요."

"불확실성은 곧 두려움입니다. 무서울수록 한 방 먹을 때 크게 먹는 종목이에요. 그 두려움의 값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면, 최적의 선택을 고를 수 있어요."

블랙스완 8번, 6번 수익

루나 붕괴, FTX 파산, 관세 전쟁 — 가장 긴장했던 순간이 언제였냐는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업계에서 싫어하는 말이지만 — 무서워한 적이 없습니다." 시세가 급락하는 와중에 오히려 수익이 났고, 나중에 뉴스를 보고서야 그런 사건이 있었다는 걸 알았다는 것이다.

비결은 정보 이론의 개념인 'Excess Surprise'다. "내가 예측한 불확실성보다 가격이 훨씬 크게 떨어지면, 그건 모델 입장에서 초과적으로 놀란 거예요. 모델이 똑똑할수록 그 놀람이 적고, 오히려 '지금 들어갈 때'라고 계산합니다." 무식한 모델은 그 순간 패닉셀을 한다. ARGUS는 반대로 움직였다.

2021년 3월 이후 총 8번의 블랙스완 이벤트 동안 ARGUS는 6번 수익을 냈고, 2번은 손실을 최소화하며 버텼다. LUNA 붕괴 때 BTC가 -23%를 기록하는 동안 +9.06%, 2026년 1~2월 BTC 급락 때는 BTC -10%에 +13.24%를 기록했다.

"위기를 기회로 볼 수 있으려면 그만큼 똑똑해야 합니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만이 공포에 떨지 않아요."

"아직 하락장입니다"

BTC가 사상 최고가 12만 달러에서 현재 6만 달러대로 조정받고 있는 시장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ARGUS는 블랙박스라 포지션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신 그가 직접 투자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꺼냈다.

"아직 하락장입니다. 상승 전환이 될 때는 제가 먼저 알려드릴 테니 전화 주지 마세요. 하락 모멘텀이 한번 꺾여서 반등하고, 다시 내려왔다가 올라오는 패턴이 아직 안 나왔어요. 그리고 주봉을 보세요. 일봉·시간봉은 돈 많은 사람이 조작할 수 있습니다."

4년 주기 사이클이 끝났다는 그레이스케일의 주장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4년 주기, 왜 4.1년은 아니고요?" 차트 패턴으로 사이클을 단정하는 건 학술적 근거가 없다는 것. 다만 그 말의 힘은 인정했다. "저희 퀀트는 수익이 아무리 좋아도 설명하려면 6시간이 걸려요. 그런데 '4년 주기다' 한마디면 끝나잖아요. 마케팅 용어입니다."

매크로 이벤트 — FOMC, CLARITY Act, 지정학적 리스크 — 가 운용에 어떤 영향을 주냐는 질문엔 구글 트렌드 얘기가 나왔다. "전쟁이라는 단어의 검색량을 계속 트래킹해요. 전쟁이 터지면 검색량이 확 늘어나잖아요. 그러면 모델이 불확실성이 늘었구나, 더 쫄보가 되는 거죠."

"해외 법인 먼저 만드시고, 연락 주세요"

지금 싱가포르·홍콩에서 사업을 키우는 게 못해서인지 하기 싫어서인지 물었다. 직답이 돌아왔다. "딸 수 있는 라이센스가 없어요." 국내에서 암호화폐 재량 운용 라이센스를 취득할 방법이 현재로선 없고, 그레이 영역에서 사업하는 건 싫다는 것이다. 그래서 운용사가 아닌 Quant Research Firm — API로 결과값만 제공하는 형태로 포지셔닝했다.

재미있는 고백도 나왔다. 원래는 "이 기술은 서민에게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B2C로 시작했다는 것. "그런데 서민들이 싫어하더라고요. 기관한테 갔더니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기관들은 숫자 가져오면 딱 보고 바로 결정해요. 긴 설명이 필요 없죠."

국내 기관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짧고 명쾌했다. "해외 법인 먼저 만드시고, 연락 주세요."

21세기의 뱅가드

5년 뒤 어떤 회사가 되고 싶냐는 마지막 질문에 뱅가드 창업자 존 보글의 이름이 나왔다. 인덱스 펀드만 팔겠다고 평생 외쳤던 사람. "운용업은 사람이 하면 안 되는 업이에요. 이론적으로 100% 정합한 방식으로, passive하게 운용하는 하우스가 되고 싶습니다."

"21세기의 뱅가드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 뱅가드는 옛날 뱅가드가 아니니까요."

인터뷰가 끝날 무렵, 그는 덧붙였다. 퀀트 전략이란 결국 하나의 논문이라고. 자동화는 부차적이다. 중요한 건 방식이 옳은가, 내가 아는 지식을 총동원했을 때 이게 최선인가 — 그 질문에 자신 있게 YES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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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단타의신

2026.04.02 20:58:53

대기업에서 보고서 쓰고 전화 받을 시간에 1분봉 호가창 한 번 더 보는 게 수익률에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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