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시장에서 ‘김치코인’으로 불리는 저시가총액 알트코인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급등은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과 관련된 루머가 퍼지면서 촉발됐다. 공식 연계성이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자들이 관련 토큰에 몰리며 투기 열풍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언론 ‘비즈워치’에 따르면, 현재 시장의 관심은 비트코인(BTC)이나 XRP와 같은 주요 종목보다는 MEVerse(MEV), fanC(FANC), BORA, STMX 등 낮은 시총과 거래량을 기록하던 김치코인에 쏠려 있다. 특히 MEV는 최근 빗썸에서 이더리움(ETH)과 솔라나(SOL)의 거래량을 웃돌며 돌풍을 일으켰다. 대부분의 이들 토큰은 기술적 진전이나 실질적인 활용 사례가 부족한 상태였다.
그러나 투자자들 사이에선 해당 프로젝트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사용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하며 가격 상승에 불을 지폈다. 분석기관 Apywa는 해당 토큰들에 낮은 신용등급을 부여하며, 펀더멘털이 없거나 스테이블코인 계획과 뚜렷한 연계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추진에 편승해 블록체인 기업들이 갑작스러운 사업 계획을 내놓고 이를 빌미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경계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페이코인 사태와 같은 전례를 언급하며, 허술한 기반 위의 상승은 언제든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 전 백서, 파트너십 등 프로젝트의 기본을 꼭 살피라”는 것이 이들의 조언이다.
한편, 김치프리미엄을 악용해 불법 차익 거래를 벌인 일부 트레이더들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일본에서 약 2억 9,600만 달러(약 4,114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들여와 국내 가격 차이를 이용해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이들이 외환거래법을 위반하고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자금을 은닉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김치코인 급등 사태는 국내 암호화폐 투자 문화가 수익 중심의 ‘루머 추종’에 여전히 취약함을 드러낸 사례다. 가격 상승의 본질에 대해 철저한 검증 없이 유입되는 자금은 결국 시장의 신뢰성과 건전성에 해를 끼칠 수 있다. 투자자들에겐 지금이야말로 차분한 분석과 냉철한 판단력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