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더리움 옵션 39억 달러 만기…중동 리스크에 투자심리 흔들

| 손정환 기자

6월 20일(금), 글로벌 최대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더리빗(Deribit)에서 총 39억 달러(약 5조 4,210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옵션 계약이 만기된다. 이번 만기일은 단기적으로 시장에 극단적인 가격 흐름을 만들 가능성은 낮지만, 중동 정세 악화와 맞물려 시장 심리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수령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번 금요일에는 약 3만 4,000건의 비트코인(BTC) 옵션 계약이 만기되며, 명목 가치는 약 33억 달러(약 4조 5,870억 원)에 이른다. 풋/콜 비율은 1.16으로 약간의 하락 베팅이 우세한 상황이다. ‘맥스 페인(Max Pain)’ 지점은 10만 6,000달러(약 1억 4,734만 원)로 현재 비트코인 현물가 대비 약 1,500달러 높은 수준이다. 이는 옵션 매수·매도자 모두에게 손실이 집중되는 지점으로, 옵션 만기일 전후 변동성을 부추길 수 있다.

옵션 미결제약정은 11만 5,000~14만 달러 가격대에서 가장 많이 포진하고 있으며, 해당 구간마다 17억 달러(약 2조 3,630억 원) 이상의 대기 자금이 남아 있다. 이는 시장이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더리빗에 따르면 이더리움(ETH) 옵션도 약 21만 5,000건이 동시에 만기되며, 명목 가치는 5억 4,600만 달러(약 7,589억 원)에 달한다. ETH의 맥스 페인 가격은 2,600달러(약 361만 원), 풋/콜 비율은 0.68로, 비트코인 대비 낙관적인 시장 흐름이 형성되어 있다.

옵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 동향을 분석하는 그릭스라이브(GreeksLive)는 이번 주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비관적 정서’가 강하다고 전했다. 특히, 비트코인이 10만 4,000달러(약 1억 4,456만 원)를 하회할 경우, 알트코인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더해지며 전반적인 위험 기피 심리가 고조되고 있다.

실제 시장 상황도 썩 밝지는 않다. 6월 20일 기준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전일 대비 2% 감소해 3조 3,700억 달러(약 4,686조 3,000억 원)로 내려앉았다. 비트코인은 24시간 동안 큰 움직임 없이 10만 4,600달러(약 1억 4,394만 원)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으며, 주간 고점 대비 3.8% 하락한 상태다. 이더리움도 2,500달러(약 347만 원)를 간신히 유지하며 제한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알트코인 시장 역시 대부분 보합세인 가운데, 비트코인캐시(BCH)가 유일하게 7.7% 상승했고, 최근 주목받던 하이퍼리퀴드 토큰은 4.8% 하락하며 단기 열기를 식히는 양상이다.

6월의 마지막 주요 옵션 만기는 당장의 급등락보다 중기적인 투자심리의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투자자들은 가격보다 옵션 거래량과 시장 반응, 그리고 글로벌 이벤트와의 연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