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이 이란과 미국 간의 군사적 충돌 여파로 급락하며 이번 주도 높은 변동성 속에 출발했다. 특히 비트코인은 약 6주 만에 처음으로 10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 아래로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이번 하락세는 주말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과, 이어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폐쇄’ 가능성 경고가 맞물리며 촉발됐다. 이 해협은 전 세계 해상 물류의 핵심 채널 가운데 하나로, 실제 봉쇄 시 글로벌 원유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이란에 핵무기 제공 준비가 되어 있다”는 발언까지 더해지며 지정학적 리스크는 한층 고조됐다.
시장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한때 약 4% 급락하며 3.15조 달러(약 4,379조 5,000억 원) 수준까지 내려갔다. 비트코인은 주말 중단기적으로 9만 8,500달러(약 1억 3,702만 원)까지 떨어졌고, 이더리움(ETH)도 2,135달러(약 296만 원)로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아시아 거래 초반에는 소폭 반등해 각각 10만 1,000달러(약 1억 4,039만 원), 2,240달러(약 311만 원) 선에서 거래 중이다.
이번 주에는 지정학적 변수 외에도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줄줄이 예고돼 있어 암호화폐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요소가 많다. 월요일에는 6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 예비지수가, 화요일에는 기존 주택 판매 및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된다. 특히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의회 발언이 예정돼 있어 시장의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어 목요일에는 1분기 GDP 잠정치, 금요일에는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5월 PCE 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중동 긴장 고조와 빽빽한 경제 일정이 겹친 이번 주는 암호화폐 시장에 있어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안보 위기와 금리 인상 우려가 동시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시장 환경에서는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가 더 강하게 반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