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투자사 메타플래닛(Metaplanet)이 비트코인(BTC) 추가 매입을 통해 총 보유량을 12,345 BTC로 확대하면서 기업 보유량 기준 세계 5위로 도약했다. 이번에 매입한 1,234 BTC는 약 1억 8,487만 달러(약 2,571억 원) 규모로, 코인당 평균 구매가는 98,303달러(약 1억 3,658만 원)에 달한다.
이번 매입을 통해 메타플래닛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주요 기업 중 테슬라($TSLA)의 보유량인 11,509 BTC를 넘어섰다. 사이먼 게로비치(Simon Gerovich) CEO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테슬라를 앞질렀다. 더 대담하게, 더 빠르게, 더 강하게"라며 일론 머스크에게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이 같은 공격적 매수의 배경에는 최근 메타플래닛이 조달한 749억 엔(약 5,118억 원)의 자금이 자리하고 있다. 해당 자금은 주요 투자자인 에보펀드(EVO Fund)의 주식인수권 행사로 확보됐으며, 이 과정에서 총 5,400만 주의 신주가 발행됐다. 이는 회사의 제20차 워런트 시리즈 중 약 3분의 1에 해당하며, 아직 상당수가 행사되지 않은 상태다.
메타플래닛은 이번 전략이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의 1%(21만 개 중 2,100개)를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중간 단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초 회사는 ‘5억 5,500만 주 계획(555 Million Plan)’을 발표하고 555억 엔(약 7조 5,060억 원)에 달하는 신규 자본을 조달해 3만 BTC까지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는 기존 주식의 92% 희석을 감수하는 대규모 자금 조달 전략이었다.
회사의 더 장기적인 계획도 주목된다. 메타플래닛은 오는 2026년까지 10만 BTC, 2027년까지는 무려 21만 BTC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현재 비트코인 기업 보유량 1위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의 59만 2,300 BTC에 맞먹는 수준이다.
비트코인 재무 보고 플랫폼 비트코인트레저리즈에 따르면 기업 보유량 2위는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Marathon Digital Holdings)의 4만 9,179 BTC이며, 이어 라이엇 플랫폼(Riot Platforms)과 클린스파크(CleanSpark)는 각각 1만 9,225 BTC와 1만 2,502 BTC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이 비트코인을 단순 투자 자산이 아닌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의 핵심으로 삼는 움직임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메타플래닛의 사례는 일본 기업으로서는 드문 선례이자, 글로벌 시장에서도 파격적인 도전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