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싱가포르 중앙은행 샌드박스 진입…RLUSD로 ‘무역 결제 자동화’ 실험

| 박현우 기자

리플(Ripple)이 싱가포르 통화청(MAS)이 주도하는 BLOOM(Borderless, Liquid, Open, Online, Multi-currency)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25일 밝혔다. BLOOM은 토큰화된 은행 부채와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차세대 정산 인프라를 시험하는 제도권 실험 프로그램이다.

리플은 공급망 금융 기술 기업 언록(Unloq)과 협력해 국경 간 무역금융 자동 정산 모델을 실증한다. 언록의 SC+ 플랫폼에 무역 의무, 정산 조건, 금융 절차를 통합하고, 실제 자금 이동은 XRP 레저(XRPL) 기반 스테이블코인 RLUSD가 수행하는 구조다.

파일럿의 핵심은 ‘조건 기반 결제’다. 선적 확인 등 사전에 정의된 상업적 조건이 충족되면 RLUSD가 자동으로 지급된다. 기존 무역금융은 서류 확인과 중개 은행 절차를 거치며 정산에 수일에서 수주가 소요되는 구조다. 리플과 언록은 해당 모델이 결제 속도와 투명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 주도 실험, 의미는 ‘규제 환경 내 테스트’

싱가포르는 디지털 자산 규제 체계를 비교적 명확히 정립해온 국가로 평가된다. BLOOM은 투기성 상품이 아니라, 제도권 금융 인프라 확장을 위한 기술 검증에 초점을 둔다.

리플의 참여는 RLUSD와 XRPL 기반 인프라가 규제 환경 내 실험 대상으로 채택됐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단순 상장 확대나 파트너십 발표와는 성격이 다르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는 파일럿 단계로, 상용화 범위와 실제 도입 규모는 향후 검증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RLUSD, 결제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리플은 최근 RLUSD를 중심으로 기관 대상 정산 인프라 확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호주 금융서비스 라이선스 확보, 결제 플랫폼 확장 발표에 이어 중앙은행 프로그램 참여까지 이어지며 제도권 레일 위에서의 실사용 사례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무역금융은 글로벌 교역 구조와 직결되는 영역이다. 구조적으로는 거래 검증과 결제 조건을 코드화할 수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다만 실제 확산을 위해서는 은행, 무역업체, 규제 당국 간 협력이 병행돼야 한다.

이번 파일럿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 송금 수단을 넘어 ‘조건 기반 정산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성공 여부는 실제 거래 흐름 속에서 효율성과 규제 적합성을 동시에 입증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