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명령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특히 탈중앙화 파생상품 플랫폼인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 원유 선물 거래가 폭증하며 시장의 긴장감을 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2일(현지시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핵 협상에서 이란이 핵 개발 포기를 거부하자 군사적 대응으로 해군 봉쇄를 지시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핵심 통로로, 차단 시 공급 차질이 불가피한 ‘초요충지’다.
하이퍼리퀴드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반 무기한 선물은 배럴당 96.40달러(약 14만3,300원)까지 치솟으며 하루 만에 7% 상승했다. 브렌트유 역시 96달러로 6% 올랐다. 특히 WTI 거래량은 15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에 이어 플랫폼 내 거래량 3위를 차지했다. 전통 시장이 닫힌 상황에서 탈중앙화 플랫폼이 ‘가격 발견’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문제는 시점이다. 4월 중순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주도해온 전략비축유 방출이 한계에 근접하는 구간이다.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하루 450만~500만 배럴의 공급 부족을 메우기 위해 비축유가 활용돼 왔지만, 수주 내 여력이 바닥날 가능성이 크다.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공급 공백은 하루 1,000만~1,100만 배럴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 사우디 측은 이를 두고 ‘현대 석유 시장에서 전례 없는 공급 충격’이라고 경고했다. IEA 사무총장 파티 비롤(Fatih Birol) 역시 지난주 “4월 상황이 3월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키우고 있다. 주식 시장 전반에 부담이 커지고, 전통 금융과 크립토 시장 모두 변동성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비트코인(BTC)은 약 7만1,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하루 기준 약 3% 하락했다. 일부 트레이더들이 비트코인을 ‘리스크 자산 선행 지표’로 보는 만큼, 이번 하락은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를 반영한 신호로 해석된다.
하이퍼리퀴드를 중심으로 한 원유 선물 거래 급증은 단순한 가격 변동을 넘어 시장 구조 변화를 시사한다. 전통 시장의 공백을 메우는 탈중앙화 플랫폼의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원유 공급 변수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향후 금융시장 전반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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