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타인은 13일(현지시간) 비트코인(BTC) 급락이 양자컴퓨팅 위협에 대한 시장의 두려움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위협이 현실적이긴 하지만, 당장 ‘존재론적 위험’으로 볼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번스타인은 코인텔레그래프에 공유한 월요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BTC)이 2025년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6198달러 이후 약 50% 하락한 점을 들어, 시장이 양자컴퓨팅 관련 리스크를 이미 일정 부분 가격에 반영했다고 봤다. 보고서는 제로지식 프라이버시 기술과 양자내성 암호화의 진전이 인공지능(AI)과 양자기술 가속에 맞서 ‘상쇄’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논의는 구글 연구진이 향후 양자컴퓨터가 일부 구조에서 50만 개 미만의 물리 큐비트만으로 블록체인에 쓰이는 타원곡선암호를 깨뜨릴 수 있다고 밝힌 뒤 다시 불붙었다. 이 연구는 이론적으로 양자컴퓨터가 9분 만에 비트코인 개인키를 해독할 수 있다고 제시했는데, 이는 비트코인 블록 생성 시간인 10분보다 짧다.
다만 번스타인은 비트코인 핵심 개발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양자내성 전환 경로를 정할 수 있다고 봤다. 번스타인은 지난주에도 비트코인이 양자보안 업그레이드 준비에 약 3~5년의 시간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번스타인은 상장지수펀드(ETF) 발행사와 스트레티지(Strategy) 같은 기업 재무 보유자 등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향후 합의 과정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수십억 달러가 걸린 기관 파트너들이 양자내성 경로를 설계하는 데 건설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최근 제안된 BIP-360을 언급하며, 비트코인 개발자들의 느린 합의 과정은 1조5000억달러 규모 자산에서 오히려 책임 있는 행동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BIP-360은 탭루트의 키 경로 취약성을 줄이기 위해 Pay-to-Merkle-Root 출력 유형을 도입하는 비트코인 개선안으로, 자체적으로는 양자내성 디지털 서명을 추가하지 않는다.
번스타인은 이 제안이 취약 주소에 대한 소프트포크 방식으로 적용될 수 있지만, 여전히 BTC 공급량의 약 8%는 비활성 주소에 남아 미래 양자기술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의 ‘양자내성’ 문제는 기술보다 사회적 합의에 더 가깝다는 분석도 나왔다. 테조스(XTZ) 공동창업자 아서 브라이트만은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코딩 작업은 오늘 오후에도 끝낼 수 있다”며 “문제는 보유자들이 새 표준으로 이동할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으로는 다음 달 안에 전환할 수 있어도, 한 달 만에 모든 사람이 키를 옮기게 할 수는 없다”며 “제대로 이전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레이스케일의 연구 책임자 잭 팬들 역시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그는 비트코인의 UTXO 모델이 네이티브 스마트컨트랙트를 갖고 있지 않고 일부 주소 유형만 양자 취약성을 지닌 만큼, 문제는 기술보다 ‘사회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개인키를 잃었거나 접근이 불가능한 지갑을 어떻게 ‘양자내성’으로 보호할지에 대해서는 커뮤니티 합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BTC)을 둘러싼 양자컴퓨팅 논란은 당장의 공포보다, 언제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할지에 대한 집단적 판단이 더 중요한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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