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트멕스 리서치(BitMEX Research)가 양자컴퓨터 위협에 노출된 휴면 비트코인(BTC)을 곧바로 동결하는 방안 대신, 실제 위협이 확인될 때만 작동하는 ‘캐나리 펀드’와 보상 구조를 활용한 우회 해법을 제시했다. 커뮤니티에서 ‘압류적’이라는 반발이 나온 가운데, 기술적 불확실성을 감안한 절충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트멕스 리서치는 목요일 소프트포크 방식을 제안하며, 비트코인을 훔칠 수 있는 양자컴퓨터의 존재가 ‘입증’될 때만 취약 코인의 전면 동결이 발동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심은 사전에 만들어 둔 특수 비트코인(BTC) 주소다. 이 주소는 ‘누구의 흔적도 없는 숫자’(NUMS)를 이용해 생성되며, 개인키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론상 매우 강력한 양자컴퓨터라면 사용할 수 있다.
이 주소에 BTC를 넣어두고, 누군가 이를 실제로 이동시키면 곧바로 경보가 울리는 구조다. 양자 공격이 현실이라는 증거가 확보되는 순간에만 동결이 자동으로 작동한다는 의미다. 비트멕스 리서치는 이를 통해 ‘휴면 코인 동결’ 논란을 완화하면서도, 실제 위험이 닥쳤을 때 대응할 수 있다고 봤다.
이번 제안은 지난 화요일 공개된 비트코인 개선안 BIP-361의 대안으로 읽힌다. BIP-361은 미래에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탈취를 막기 위해 취약한 휴면 비트코인을 선제적으로 묶어두자는 내용이었지만,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권위주의적’이고 ‘몰수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비트멕스 리서치가 내놓은 ‘캐나리 감시 상태’는 이런 반발을 의식한 장치다. 악의적 행위자가 캐나리 주소를 건드리지 않는 한, 오래된 코인은 계속 쓸 수 있다. 참여자들은 다중서명(multisignatures)을 활용해 캐나리 펀드에 BTC를 맡길 수 있고, 원하면 언제든 회수할 수 있다. BIP-361이 제시한 5년 시한 이후에도 일정 기간 출금을 허용하되, 출력물을 잠시 묶어두는 안전창도 포함됐다.
다만 이 방식은 구조가 복잡하고 운영 리스크도 있다. 비트멕스 리서치는 “코인 동결 자체가 워낙 논쟁적인 만큼, 이런 방식으로 충격을 줄이는 해법을 검토할 가치는 있다”고 설명했다.
BIP-361 공동 저자인 제임슨 롭(Jameson Lopp)도 이 제안을 아직은 본격적 실행안이 아닌 ‘비상 계획의 초안’ 수준으로 보고 있다. 그는 엑스(X)에서 “나도 이 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만 대안이 더 싫어서 썼다”고 밝혔다. 또 코인텔레그래프에는 양자컴퓨팅이 실제로 비트코인의 서명 체계를 위협할 수준에 도달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유통량 충격’을 우려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논의는 양자컴퓨팅 시대가 현실화할 경우 비트코인 생태계가 어떤 방식으로 취약 자산을 처리할지에 대한 첫 본격 실험에 가깝다. ‘선제 동결’과 ‘조건부 감시’ 가운데 어느 쪽이든 논쟁은 이어지겠지만, 시장은 기술 발전보다도 그에 따른 거버넌스 충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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