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인공지능(AI) 도입을 확대하며 급감한 인력 공백을 메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인력 감축 기조 속에서도 암호화폐와 예측시장 규제라는 새로운 과제를 동시에 떠안으면서다.
마이크 셀릭(Mike Selig) CFTC 위원장은 현지 의회 증언에서 “AI와 자동화 도구가 시장 감시와 조사 수행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Copilot)’ 등 AI 도구를 업무 전반에 도입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CFTC는 2025년 이후 전체 인력의 약 25%가 감소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공무원 축소를 강하게 추진한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같은 시기 CFTC의 역할은 오히려 확대됐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암호화폐 시장과 급성장 중인 ‘예측시장’ 규제까지 담당하게 되면서다.
셀릭 위원장은 인력 감소에도 불구하고 “기관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 상원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 자산 시장 명확화 법안’은 비증권형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핵심 규제 권한을 CFTC에 부여할 전망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CFTC는 암호화폐 시장의 사실상 중심 규제기관으로 자리 잡게 된다.
동시에 예측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폴리마켓과 칼시(Kalshi) 같은 플랫폼은 거래 규모가 수백만 달러 수준에서 수십억 달러로 급증했다. 정치, 경제, 군사 이벤트를 기반으로 한 베팅 성격의 계약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내부자 거래 의혹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미국 군사 행동이나 정부 발표 직전 특정 거래자들이 높은 수익을 올린 사례가 포착되며 시장 공정성 논란이 커졌다. 셀릭 위원장은 “다수의 조사에 착수한 상태”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셀릭 위원장은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제로 톨러런스’ 원칙을 적용한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또 예측시장 플랫폼 자체가 1차 감시 역할을 맡고 CFTC가 2차 방어선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강조했다.
그는 “문제가 있는 계약은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으며, 시장 전반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위법 행위자는 법의 최대한의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부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 앤지 크레이그(Angie Craig) 의원은 “CFTC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두 시장을 동시에 감독하면서 인력이 지나치게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CFTC 집행 인력은 2025년 140명에서 현재 108명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문제는 인력뿐이 아니다. CFTC는 법상 5인의 위원회 구조를 갖춰야 하지만 현재는 셀릭 위원장 1인 בלבד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요 규제를 단독으로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이유다.
셀릭은 이에 대해 “미국 국민을 위해 규제 작업을 늦출 수 없다”며 단독으로라도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CFTC는 예측시장 규제 가이드라인 마련과 암호화폐 정책 정비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의회는 백악관에 공석인 위원 임명을 촉구할 계획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자산 시장과 예측시장 확대 속에서 CFTC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조직 구조는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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