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디젤 수출 수년래 저점권으로 줄었다

| 김민준 기자

러시아의 디젤·가스오일 수출이 8월 초 수년 만의 저점권으로 내려갔다.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공격과 러시아의 수출 통제가 겹치며 에너지 공급망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보텍사(Vortexa) 자료를 토대로 러시아 디젤·가스오일 수출이 8월 초 다년래 저점 수준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산 디젤은 유럽연합(EU)이 직접 수입을 금지한 품목이지만, 터키와 브라질 등 기존 구매국이 대체 물량을 찾으면 유럽과 다른 수입국의 경쟁도 커질 수 있다.

수출 감소는 7월부터 뚜렷했다. 로이터는 케이플러(Kpler) 자료를 인용해 7월 1∼10일 러시아의 디젤·가스오일 출하량이 하루 평균 23만4000배럴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는 6월 하루 40만 배럴, 2025년 평균 하루 약 81만7000배럴을 밑도는 수치다.

러시아 정부는 7월 8일 국내 연료 공급 안정을 이유로 디젤 수출 금지를 도입했다. 알렉산드르 노박(Alexander Novak) 러시아 부총리는 일부 정유시설이 피해를 입어 휘발유와 디젤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같은 달 석유제품 수입도 시작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내 수급을 우선하는 정책이 강화되면서 수출 여력은 더 좁아진 셈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7월 석유시장보고서에서 러시아 정유 처리량이 공격 여파로 제한됐고, 정제제품 크랙과 마진이 7월 초 4년 만의 고점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원유 공급 회복과 달리 정제제품 공급은 더디게 움직이면서 디젤과 휘발유 시장이 타이트해졌다는 설명이다.

크랙은 원유 가격과 정제제품 가격의 차이를 뜻한다. 디젤 크랙이 오르면 정유사가 같은 원유를 투입해 디젤을 팔 때 얻는 수익성이 높아졌다는 의미지만, 수요자 입장에서는 정제제품 공급이 빡빡해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S&P글로벌(S&P Global)은 7월 14일 러시아의 수출 금지와 우크라이나 공격이 글로벌 디젤 시장을 조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정유 능력의 상당 부분이 차질을 빚고, 유럽 디젤 크랙이 상승했다는 점도 함께 제시했다.

대체 공급선도 움직였다. 로이터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스(Reliance Industries)가 7월 유럽과 브라질로 디젤 수출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발 물량이 줄어든 자리를 인도 정유사가 일부 메우는 흐름이다.

디젤·가스오일은 운송, 건설, 산업 현장에서 수요가 큰 중간유분 연료다. 공급이 줄면 화물 운임과 산업용 연료비에 먼저 부담이 생기고, 이는 물류비와 물가 경로로 확산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공격은 8월에도 이어졌다. AP는 8월 10일 타타르스탄의 타네코(Taneco) 정유소가 드론 공격을 받았고, 13일에는 바시키르 공화국의 Gazprom Neftekhim Salavat 정유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본지는 앞서 러시아의 정유 차질과 수출 제한이 국내 연료 공급 우선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러시아 정부가 연료 수출 제한을 갱신하고 디젤 수출 제한 해제를 시장 회복 상황에 연동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번 사안은 암호화폐 시장 자체의 이벤트는 아니다. 다만 에너지 가격과 운송비, 인플레이션 경로를 통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같은 위험자산 환경에 간접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러시아산 디젤 공급 압박이 실제 가격과 물류 비용에 미칠 영향은 재고 수준과 대체 공급 물량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확인된 흐름은 정유설비 피해, 수출 금지, 유럽 정제마진 상승, 인도발 대체 물량 확대가 동시에 맞물린 구조다.

검증 출처: Reuters/MarketScreener, IEA, S&P Global, AP, AP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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