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BTC 줄인 채굴사, AI 인프라로 이동

| 이준한 기자

공개 상장 비트코인(BTC) 채굴업체들이 보유 BTC를 줄이고 AI·고성능컴퓨팅(HPC) 데이터센터로 자본 배분을 옮기고 있다. 채굴 원가가 오르고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보유 자산과 전력 인프라를 함께 재편하는 흐름이다.

코인셰어스(CoinShares)는 2026년 1분기 비트코인 채굴 보고서에서 공개 상장 채굴업체들의 BTC 보유량이 고점 대비 1만5000BTC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크립토브리핑은 채굴업체들이 2026년에 2만8000BTC를 팔았다고 전했지만, 공시와 보고서로 바로 대조되는 범위는 1만5000BTC 이상 감소와 개별 업체 매도 사례다.

원가 압박은 매도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코인셰어스는 공개 상장 채굴업체의 평균 현금 원가가 BTC당 7만9995달러(약 1억1343만원)로 올랐다고 집계했다. 채굴 수익성을 나타내는 해시프라이스는 2026년 3월 초 1PH/s당 하루 28~30달러까지 내려갔다.

해시프라이스는 채굴자가 해시파워 1단위로 벌 수 있는 하루 수익을 뜻한다. BTC 가격, 네트워크 난이도, 거래 수수료, 채굴기 효율이 함께 반영되는 지표다. 이 지표가 낮아지면 같은 설비를 돌려도 현금흐름이 약해진다.

개별 업체의 매도도 이어졌다. 코어사이언티픽($CORZ)은 2026년 1월 약 1900BTC를 팔았다. Bitdeer는 2월 BTC 재무를 0으로 낮췄고, 라이엇플랫폼스($RIOT)는 2025년 12월 1818BTC를 매도했다.

MARA는 2025년 연차보고서에서 2025년 하반기부터 운영비 충당을 위해 생산분 일부를 팔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2025년 한 해에는 약 4076BTC를 4억1310만 달러(약 5858억원)에 매도했다. 2026년 1분기 주주서한에는 약 15억 달러(약 2조127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팔아 2030·2031년 채권 재매입과 부채 축소에 사용했다고 적었다.

이번 흐름은 단순한 현금 확보에 그치지 않는다. 코인셰어스는 공개 채굴 섹터의 AI·HPC 계약 누적액이 700억 달러(약 99조2600억원)를 넘었다고 밝혔다. 일부 채굴업체는 기존 전력 계약, 부지, 냉각 설비를 바탕으로 채굴장이 아닌 데이터센터 사업자로 성격을 바꾸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장은 통상 대규모 전력 접근성과 냉각 설비, 랙 공간을 갖춘다. AI 데이터센터도 안정적인 전력과 냉각, 부지 확보가 핵심 조건이다. 채굴업체가 AI·HPC 사업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전환 속도는 업체마다 다르다. 코인셰어스는 IREN과 Bitfarms를 HPC 사업자로 빠르게 재편하는 사례로, 클린스파크($CLSK)를 당분간 채굴을 우선하는 사례로 나눠 봤다. 채굴업계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식의 서술은 실제 흐름을 단순화할 수 있다.

반에크는 2026년 6월 4일 기준 보고서에서 채굴업체의 AI 전환을 평가할 때 비트코인 채굴주가 아니라 전력·입지·실행력을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같은 보고서는 AI 전환에 약 500억 달러(약 70조9000억원)의 단기 자금 공백이 있고, 장기 필요 자금은 약 2210억 달러(약 313조378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적었다.

이는 계약 발표와 실제 매출 인식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데이터센터 전환에는 전력 증설, 장비 조달, 고객 계약 이행, 자금 조달이 함께 필요하다. 채굴업체의 보유 BTC 매도는 이 과정에서 운영비와 부채 관리, 전환 투자 재원으로 쓰일 수 있다.

본지도 앞서 케일이 4월 1일부터 8월 7일까지 비트코인 1085개를 팔아 7500만 달러(약 1060억원)를 확보하고 미국 채굴장을 AI 시설로 전환하는 계획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케일 사례도 채굴업체가 전력 인프라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상장 채굴주의 평가 변수도 BTC 가격뿐 아니라 보유 BTC 규모, 채굴 원가, 전력 계약, 데이터센터 전환 비용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핵심은 비트코인 매도 자체보다 채굴업체의 사업 구조 변화다. 원가가 오르고 해시프라이스가 낮아지자 일부 업체는 보유 BTC를 현금화했고, 일부 업체는 그 자산과 인프라를 AI·HPC 데이터센터 쪽으로 돌리고 있다.

이 전환이 채굴업체 실적에 미칠 영향은 계약 이행과 자금 조달 결과에 달려 있다. 현재 확인되는 수치는 공개 상장 채굴업체의 BTC 보유량이 고점 대비 1만5000BTC 이상 줄었고, AI·HPC 계약 누적액이 70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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