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달러 관세 환급, 미 성장률 해석 갈렸다

| 김민준 기자

미국의 관세 환급 규모가 1000억 달러(약 141조5000억원)를 넘어서면서 기업 실적과 성장률 해석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환급이 기업 현금흐름을 밀어 올렸다는 민간 분석이 나왔지만, 미국 경제분석국(BEA)은 이를 국내총생산(GDP)에 직접 반영되지 않는 자본이전으로 분류했다.

포춘은 16일 한국시간 토르스텐 슬록(Torsten Slok)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을 토대로 관세 환급과 다른 성장 요인이 겹치며 미국 경제가 연율 4.3%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공개 기업 집계에서는 S&P500 편입사 40곳이 96억 달러(약 13조5840억원)를 환급으로 반영했고, 애플($AAPL)은 약 22억 달러(약 3조1130억원)를 기록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GDPNow는 15일 한국시간 2026년 3분기 실질 GDP 성장률 추정치를 연율 4.3%로 제시했다. 이 수치는 8월 6일 5.8%에서 낮아진 실시간 추정치다.

같은 기간 3분기 개인소비지출 성장률 추정치는 4.1%에서 2.5%로 내려갔다. 실질 민간 국내투자 성장률 추정치도 17.9%에서 15.2%로 낮아졌다.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포춘 보도에서 "미국 경제는 늘어나는 순풍의 지원을 계속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발언은 민간 분석이며, 공식 국민계정의 처리 방식과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BEA는 4월 30일 공개한 설명에서 IEEPA 관세 환급을 연방정부의 자본이전으로 처리한다고 밝혔다. 현재 생산, 현재 수입 활동, 진행 중인 관세 정책에서 생긴 금액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자본이전은 통상 현재 생산활동에서 발생한 소득이 아니라 일회성으로 자산이나 부채를 옮기는 거래를 뜻한다. BEA는 이 자본이전이 현재 생산 기준 기업이익, GDP, 민간저축, 정부저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부가 돈을 보유한 기간에 붙은 이자는 별도의 재산소득으로 처리된다. 관세 환급이 기업 장부와 현금흐름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공식 국민계정에서 성장률을 직접 끌어올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이번 환급은 IEEPA 관세 무효 판단 이후 환급 범위와 대상이 쟁점으로 남은 사안이다. 미국에서 무효 판단을 받은 IEEPA 관세를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돌려줄지가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기업별 대응도 갈린다. 페덱스($FDX)는 공식 실적 발표에서 IEEPA 관세 환급 약 8억 달러(약 1조1320억원)를 고객 환급용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페덱스와 UPS가 환급금을 고객에게 돌려주겠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UPS는 고객에게서 거둔 관세가 약 50억 달러(약 7조750억원)라고 밝혔다.

환급이 최종 소비자에게 닿는지는 별도 문제다. 로이터는 수입 신고 책임자인 importer of record가 아니면 유통업체와 소매업체가 환급을 놓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소매·물류업체에 환급금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라고 촉구했다.

AP는 관세 환급을 둘러싸고 미국 전역에서 80건이 넘는 집단소송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소송 대상에는 코스트코, 나이키, 아마존, 월마트 등이 포함됐다.

소비자가 관세 부담을 가격으로 냈다면 환급도 소비자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소송의 핵심이다. 반면 기업과 물류업체는 통관 명의, 관세 납부 주체, 고객 정산 구조에 따라 환급 경로가 달라진다는 입장이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의 핵심은 성장률 숫자보다 회계 처리다. 미국 기업 실적에는 일회성 환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BEA 기준으로는 GDP와 현재 생산 기준 기업이익에 직접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관세 환급은 미국 경기 해석에서 기업 현금흐름, 소비자 환급, 소송 진행을 나눠 봐야 하는 사안이다. 애틀랜타 연준 GDPNow의 3분기 성장률 추정치는 8월 18일 다음 갱신치가 발표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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