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이 17일 기준 89.48bp까지 올라 1년 3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기채 보유에 필요한 추가 보상이 커지면서 미국 장기금리 부담이 한국 채권시장과 위험자산 할인율을 함께 흔드는 변수로 다시 부각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New York Fed)의 ACM 모델에 따르면, 10년물 기간 프리미엄은 17일 기준 89.48bp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하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이 지표는 10일부터 6거래일 연속 80bp를 웃돌았다.
기간 프리미엄은 만기가 긴 국채를 보유하는 투자자가 금리 변동 위험을 떠안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이다. 인플레이션, 통화정책, 국채 수급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상승 압력이 커진다.
뉴욕 연은은 ACM 모델이 1년부터 10년까지 미국 국채 기간 프리미엄을 추정한다고 설명한다. 같은 만기의 국채금리 안에서도 향후 단기금리 경로에 대한 기대와 장기 보유 위험에 대한 보상을 나눠 보는 지표다.
이번 상승은 국제유가와 연준 커뮤니케이션이 겹친 흐름으로 해석된다. 10년물 기간 프리미엄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로 국제유가가 급락한 뒤 6월 하순 40bp 중후반대까지 내려갔다.
이후 양해각서가 사실상 효력을 잃고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다시 커지면서 기간 프리미엄은 반등했다. 원유 공급 차질 우려는 물가와 장기금리 전망을 함께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케빈 워시(Kevin Warsh) 연준 의장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도 장기채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거론됐다. 10년물 기간 프리미엄은 기자회견 당일인 7월 29일 12.37bp 급등했다.
이날 상승폭은 지난해 4월 하순 이후 하루 기준으로 가장 컸다. 장기금리가 단기 정책금리 기대만으로 움직이지 않고, 재정·물가·정책 신뢰를 둘러싼 위험 보상까지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워시 의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명목 및 실질 수익률이 수익률곡선 전반에 걸쳐 상당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 발언을 금융 여건 긴축이 이미 진행됐다는 평가로 받아들였다.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라는 해석이 붙으면서 장기국채 수익률에는 추가 압력이 생겼다. 통상 중앙은행이 단기금리 조정에 신중할수록 장기 구간에서는 물가와 재정 불확실성에 대한 보상이 더 크게 요구될 수 있다.
연준은 7월 29일 FOMC 성명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표결은 9대 3이었고, 베스 해맥, 닐 카시카리, 로리 로건은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했다.
성명은 중동 분쟁을 불확실성 요인으로 언급했고, 에너지 등 일부 부문의 가격 상승 압력도 지적했다. 장기금리 시장은 정책금리 동결보다 물가와 국채 수급, 지정학 리스크를 더 크게 반영한 셈이다.
한국 시장도 같은 장기금리 압력을 반영하고 있다. 본지는 앞서 국고채 금리가 18일 장기물 중심으로 오르며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졌다고 보도했다.
당시 국고채 10년물 최종호가 수익률은 전장보다 6.9bp 오른 연 4.382%였다. 미국 국채 금리와 국제유가 상승, 10년물 입찰 부담이 겹치면서 국내 채권 가격도 약세를 보였다.
가상자산 시장에는 직접 가격 변수가 아니라 할인율과 위험자산 선호를 점검하는 배경 지표에 가깝다. 미국 장기금리와 기간 프리미엄 상승이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 수요에 미칠 영향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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