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데이터센터 투자에서 2025년 취소 또는 지연된 프로젝트 규모가 1560억 달러(약 217조원)로 제시됐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경쟁이 자금 조달을 넘어 전력망 접속, 인허가, 지역 수용성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7월 23일 공개한 ‘Thoughts on the Market’에서 이같이 밝혔다. 2026년 1분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차질이 있었고, 올해 전체 AI 설비투자 규모는 약 8700억 달러(약 1210조원)로 추산했다.
핵심은 수요 둔화가 아니라 공급 실행의 병목이다. 모건스탠리는 지역 반발이 컴퓨팅 수요 전망을 낮추기보다 신규 용량을 실제 전력망에 붙이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착공부터 가동까지 3년 이상 걸리는 일정, 전력망 접속 지연, 지역 여론이 함께 작용한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8월 4일 방송에서도 2023년 이후 300건 넘는 지역 모라토리엄이 통과됐고, 제한이 40개 주에 걸쳐 있다고 밝혔다. 전력 측면의 병목은 2028년까지 약 38기가와트(GW)로 제시했다.
데이터센터는 통상 건설 단계에서 일자리와 세수를 만들지만, 가동 뒤에는 상시 고용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반면 전기요금, 물 사용, 토지 이용, 송전망 확충 비용은 지역사회가 체감하는 부담으로 남기 쉽다.
포춘은 모건스탠리의 8월 17일 리포트를 인용해 “자본만으로는 더 이상 부지를 통과시키지 못한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리포트 전문은 공개 경로에서 확인되지 않았지만, 모건스탠리의 공개 팟캐스트와 주별 규제 움직임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텍사스는 전력망 신뢰성을 앞세웠다. 그레그 애벗(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는 8월 3일 주 공공유틸리티위원회와 전력망 운영기관 ERCOT에 데이터센터 전수 감사와 검증을 지시했다.
텍사스 전력망 접속 요청은 약 474GW이며 이 가운데 약 90%가 데이터센터 관련 요청이라고 주지사실은 밝혔다. 감사 항목에는 자체 전력 조달, 물 사용, 냉각 방식, 이웃 영향 완화, 소유구조가 포함됐다.
버지니아는 비용 전가 차단에 초점을 맞췄다. 버지니아 주 기업위원회(SCC)는 대형 부하 고객, 특히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별도 요금과 비용 배분 체계를 적용했다.
대형 부하 고객은 매달 자신을 위해 발생한 송배전 비용의 최소 85%를 부담해야 한다. 2027년 1월 1일 이후 계약하는 신규 대형 고객은 최소 14년 동안 전력 서비스를 사용하고 비용을 내야 한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대형 클라우드·AI 기업이 대규모 연산과 저장을 위해 운영하는 초대형 시설을 뜻한다.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전력 수요가 크고, 냉각과 송전망 보강까지 함께 요구되는 경우가 많아 지역 인프라 계획과 직접 맞물린다.
금융권도 같은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로이터는 8월 10일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데이터센터 금융에서 지역사회 반발을 추가 신용위험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2026년 1분기에는 최소 75개 프로젝트, 약 1300억 달러(약 181조원) 규모가 지역 반발에 부딪힌 것으로 집계됐다. 본지도 앞서 1300억 달러 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지역 반발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론도 부담이다. 갤럽은 5월 13일 조사에서 미국인 10명 중 7명이 자기 지역에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애넌버그 공공정책센터는 8월 11일 조사에서 반대 비율을 61%로 제시했다. 두 조사는 시점과 문항이 다르지만, 지역 데이터센터 반대가 과반이라는 점은 같다.
업계는 반발을 부정하기보다 책임 개발을 앞세우고 있다. 메타(Meta), 오라클(Oracle), QTS는 텍사스 감사와 책임 개발 원칙을 공개 지지하며 전력·물 사용, 지역사회 투자, 요금 부담 방지 등을 강조했다.
한국 독자에게도 이 변화는 AI 인프라와 반도체 수요를 볼 때 필요한 조건이다.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이 멈췄다는 뜻은 아니지만, 자본만 투입하면 용량이 따라오는 단계도 아니다. 특정 토큰 가격이나 분산 컴퓨팅 프로젝트 수혜로 이어졌다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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