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까지 겨냥한 새 경제 압박을 예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국제유가가 동시에 흔들렸다. 제재 집행의 초점도 해운과 에너지에서 암호화폐 우회 결제망으로 넓어지는 흐름이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20일 트루스소셜에서 이란과 거래하거나 자금을 대는 모든 국가에 막대한 경제적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체적인 제재 수단은 제시하지 않았다.
아바스 아라그치(Abbas Araghchi) 이란 외무장관은 X에서 “이른바 ‘경제 D-Day’는 미국의 전례 없는 부채와 급증하는 이자 비용에서 시선을 돌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 압박이 미국에 “추가 패배”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사 전개도 이어졌다. AP통신은 미 해군 항모 USS 조지 워싱턴(USS George Washington)이 중동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항모가 중동 해역에 도착했다는 사실은 공개 보도 기준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기존에 중동에서 작전하던 USS 에이브러햄 링컨(USS Abraham Lincoln)은 240일 넘게 연속 항해 중이었다.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미 국방장관은 링컨함 근무 여건 보도를 두고 “완전히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협상 흐름은 막혀 있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9일 로이터 영상 취재에서 미국과 직접 협상은 없고 중재자를 통한 메시지 교환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만과의 호르무즈 해협 항로 논의가 막바지라고 했지만, 이것이 해협 재개방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본지는 앞서 미·이란 정식 협상 재개 부인 흐름을 전한 바 있다. 이번 발언은 직접 협상보다 우회 메시지와 해협 항로 조율이 분리돼 움직이는 상황을 다시 보여준다.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차질은 이어졌다. 로이터는 케이플러(Kpler) 데이터를 인용해 19일 기준 전날 해협을 통과한 상품선이 6척에 그쳤다고 전했다. 이는 하루 전 9척, 10일 평균 11척보다 적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교역 물량의 5분의 1이 지나던 통로로 설명됐다. 중동산 에너지 물량이 이 해협을 거쳐 아시아와 유럽으로 이동하는 만큼, 통항 둔화는 선주와 정유사, 에너지 수입국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가도 반응했다. 브렌트유는 19일 배럴당 92.21달러(약 12만8000원), WTI는 86.45달러(약 12만원)까지 올랐다. 20일 오후 5시43분 한국시간 기준으로도 브렌트유는 91.85달러(약 12만8000원), WTI는 84.52달러(약 11만8000원) 수준을 유지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18~19일 이란발 미사일 위협을 이유로 대이란 금융·경제 거래를 중단했다. 본지는 앞서 아랍에미리트의 대이란 무역·금융 거래 중단을 보도했다. 미국의 제재 압박과 역내 금융 허브의 거래 중단이 겹치면서 이란의 우회 거래 통로도 압박을 받고 있다.
암호화폐 분야도 이번 국면과 맞닿아 있다. 미국은 8일 두바이 기반 암호화폐 거래소 Shelbit을 제재했다. 로이터는 이 거래소를 40억 달러(약 5조5640억원) 규모 이란 제재 회피 네트워크의 허브로 설명했다.
미 재무부는 Shelbit이 이란 혁명수비대와 이란 관련 단체를 위해 수백만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대이란 압박이 원유 수출과 해상 물류뿐 아니라 자금세탁과 우회 결제망까지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트코인(BTC)은 19~20일 6만3000~6만4000달러대에서 제한된 움직임을 보였다. 6만4000달러는 이날 환율 기준 약 8902만원이다. 관련 보도들은 미·이란 긴장과 미국 규제 불확실성을 약세 배경으로 들었다.
다만 BTC 가격 반응을 중동 긴장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암호화폐 시장은 통상 금리, 달러 유동성, 규제 발언, 파생 포지션이 함께 반영되는 구조다. 이번 사안에서 확인된 연결점은 이란 제재 회피망에 대한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제재다.
미국의 다음 제재 수단과 호르무즈 해협 항로 조율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확인된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압박 예고, 항모 이동, 호르무즈 통항 감소, Shelbit 제재 집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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