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달러 우회수출 의혹, 슈퍼마이크로 내부조사 종료

| 김하린 기자

슈퍼마이크로컴퓨터(Super Micro Computer·$SMCI)가 25억 달러(약 3조4775억원) 규모로 지목된 AI 서버 우회수출 의혹에 대한 내부 조사를 마치고 현 경영진 관여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동창업자가 연루된 형사재판은 2027년 3월로 미뤄져 외부 수사와 법적 부담은 남아 있다.

슈퍼마이크로는 20일(미국 현지시간) 독립 이사회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찰스 량(Charles Liang) 슈퍼마이크로 창업자·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현 고위 경영진이 의혹을 알았거나 가담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는 스콧 앤절(Scott Angel) 슈퍼마이크로 독립 이사와 탈리 류(Tally Liu) 슈퍼마이크로 독립 이사가 이끌었고, 법무법인 Munger, Tolles & Olson LLP와 포렌식 회계 자문사 AlixPartners가 참여했다.

조사 대상에는 2026년 3월 19일 미국 법무부 기소장에 적힌 고객 거래와 제한 품목을 산 다른 고객 일부가 포함됐다. 회사는 조사팀이 제한 품목의 실제 반출, 제한 대상에 대한 직접 판매, 기존 재무제표 신뢰성 훼손을 뒷받침하는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론은 회사 내부 조사 결과로, 수사기관 판단이나 법원 판단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사건은 미국 법무부가 이흐샨 ‘월리’ 리아우(Yih-Shyan “Wally” Liaw) 슈퍼마이크로 공동창업자, 루이창 ‘스티븐’ 창(Ruei-Tsang “Steven” Chang), 팅웨이 ‘윌리’ 선(Ting-Wei “Willy” Sun) 등 3명을 수출통제 위반 공모 혐의로 기소하면서 불거졌다. 법무부는 이들이 2024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산 AI 서버를 중국으로 우회 반출하는 데 공모했다고 봤다.

기소장에는 회사 서버 약 25억 달러어치가 관련됐고, 2025년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최소 5억1000만 달러(약 7094억원) 규모 서버가 중국으로 흘러갔다는 혐의가 담겼다. 슈퍼마이크로는 기소 직후 회사가 피고가 아니라고 밝혔다.

회사 조치도 이어졌다. 슈퍼마이크로는 두 직원을 직무정지하고 계약직 1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찰스 량 CEO는 3월 26일 서한에서 회사가 “피해자”였다고 주장했고, 회사는 정부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수출통제는 국가안보상 민감한 기술이나 장비의 해외 이전을 제한하는 제도다. AI 서버와 고성능 GPU는 대규모 연산에 쓰이는 핵심 장비로, 미국의 대중국 첨단 기술 규제에서 주요 관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번 사안이 단순 기업 내부 통제 문제를 넘어 미·중 기술 갈등과 맞물려 해석되는 이유다.

법적 절차는 끝나지 않았다. 리아우의 형사재판은 2027년 3월로 연기됐다. 회사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6년 3월 31일 분기보고서에서 2024년 11월 19일 SEC 집행부 소환장을 받았고, 2026년 4월 28일 추가 소환장도 받았다고 밝혔다.

대만 수사당국도 7월 슈퍼마이크로 관련 AI 서버 불법 수출 의혹을 조사했다. 관련 직원 구금과 소환이 이어졌고, 7월 28일에는 엔비디아($NVDA) 직원으로 지목된 인물도 조사를 받았다. 회사 내부 조사가 끝났더라도 미국과 대만의 외부 절차는 별도로 진행되는 구조다.

시장 관심은 AI 서버 수요와 맞물렸다. 슈퍼마이크로는 8월 11일 2026회계연도 4분기 실적에서 순매출 111억 달러(약 15조4401억원), 총이익률 17.5%, 순이익 11억7800만 달러(약 1조6386억원)를 제시했다. 찰스 량 CEO는 당시 실적 발표에서 “지난 1년간 수백 곳의 기업 및 기타 고객을 추가했고 600억 달러(약 83조4600억원)가 넘는 신규 주문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본지는 앞서 슈퍼마이크로의 600억 달러 수주잔고 공개 이후 AI 서버주가 동반 상승한 흐름을 보도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서버와 전력, 데이터센터 장비 수요로 이어지는 가운데, 슈퍼마이크로의 법적 리스크가 사업 모멘텀 평가에 함께 반영되는 상황이다.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인베스팅닷컴은 슈퍼마이크로 주가가 조사 종료 발표 뒤 장중 4.6% 올랐다고 전했다. 같은 보도는 복수의 월가 애널리스트가 8월 11일 실적 이후 목표주가를 35달러에서 51달러 범위로 조정했다고 전했다.

다만 상승세는 장중 크게 줄었다. 공개된 주가 해설 기사 기준으로 슈퍼마이크로는 장중 한때 5.9%까지 올랐지만 21일 오전 3시6분(한국시간) 기준 상승률은 0.4%에 그쳤고, 장중 고점 대비 시가총액은 약 13억 달러(약 1조8083억원) 줄었다. 내부 조사 종료와 실적 개선을 함께 반영한 반응일 뿐, 형사재판과 SEC 소환, 대만 수사까지 정리됐다는 뜻은 아니다.

슈퍼마이크로는 2024년 12월에도 별도 특별위원회 검토에서 경영진과 이사회 부정행위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결론은 두 번째 내부 조사 성격을 띤다. 남은 확인 지점은 2027년 3월로 미뤄진 공동창업자 형사재판과 SEC·대만 수사 관련 추가 공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